코아스템켐온은 지난 24일 발표한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 3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허가 지속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 품목허가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은 국내 허가 유지 뿐만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 전략과도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허가변경신청서에는 저속 진행형 환자군(Slow Progressor) 하위분석 결과가 핵심 자료로 포함됐다. 해당 환자군에서는 기능점수(ALSFRS-R), 생존복합지수(CAFS), 폐활량(SVC) 등 주요 임상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신경손상 바이오마커(NfL) 수치 감소라는 정량적 개선도 함께 입증됐다.
아울러 뉴로나타-알은 임상시험을 통해 주요 신경영양인자(TGF-β, FSTL1, FGF2, BDNF, VEGF)의 증가와 염증 관련 지표(NfL, MCP-1)의 감소를 동반하는 긍정적 생물학적 기전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 임상지표 개선을 넘어, 정밀의료 기반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특히 이번 품목허가변경신청에 포함된 데이터는 글로벌 위탁연구기관(CRO)을 통한 독립 검증을 거쳐 최종 임상결과보고서(CSR)에 공식 수록됨에 따라 데이터 신뢰성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국내외 규제기관 심의에 있어 중요한 설득 자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번 신청을 기반으로 ▲정식 허가 ▲허가 유지 ▲저속 진행군 중심의 허가범위 조정(타깃 허가)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예정이다. 코아스템켐온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협의를 통해 긍정적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신청이 기존의 단일 전면 허가 전략이 아닌, 치료 효과가 입증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허가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의료 현장 적용성과 규제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단기적으로는 약물 처방 확대, 장기적으로는 FDA 가속승인 전략과의 정합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가 뉴로나타-알의 허가 유지를 결정할 경우, 의료기관에서도 약물 처방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축소 허가가 이뤄지더라도, 적용 대상인 저속 진행 환자군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매출 규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재 코아스템켐온은 글로벌 CRO와 협력해 FDA 제출용 데이터 패키지를 정비하고 있다. 오는 3분기에는 Pre-BLA 또는 Type-C 미팅을 통해 FDA와의 사전 협의에 돌입할 계획이다.
뉴로나타-알은 FDA가 ALS 치료제 ‘토퍼센(Tofersen)’ 승인 과정에서 인정한 NfL 바이오마커 전략과 유사한 데이터 패턴을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심사에서도 신뢰성 높은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아스템켐온 관계자는 “국내외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국내 심의 결과는 향후 FDA 심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조건부 허가 유지와 가속승인 신청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입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로나타-알은 시판 후 4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처방됐으며, 이 중 120명 이상이 외국인 환자일 정도로 글로벌 치료 수요가 확인된 치료제다. 또한 약물 보존 기간을 대폭 연장시킨 HTS-FRS 제형이 정식 승인되면서, 장거리 운송과 처방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어 향후 치료제 접근성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코아스템켐온 관계자는 “하위분석 기반의 정밀 타깃 전략은 단기적 제약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규제당국이 요구하는 과학적 근거를 충족하는 방향”이라며 “국내외 규제기관과의 협의는 물론, 치료 접근성과 상업성 모두를 아우르는 전략적 전환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