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1일 간첩조작 사건과 12·12 군사반란, 5·18 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관여한 인사들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198건을 전면 취소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간첩조작 사건을 지휘한 김기춘 전 중앙정보부 공안수사국장은 취소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포상 198건(167명)에 대한 서훈 취소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취소 대상은 1980∼1981년 12·12 군사반란과 5·18 진압 관련 76건, 1960∼1990년대 간첩조작 사건 관련 122건으로, 이 가운데 국가정보원 전신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 소관이 8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치로 일명 ‘고문기술자’로 알려진 이근안이 받은 국무총리 표창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해 공분을 샀던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의 훈장과 대통령표창 등도 취소됐다.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의 정부포상 등 4건 역시 취소 대상에 포함됐고, 10·26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당시 국군보안사령부 소속으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체포를 주도한 오일랑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처장에게 수여된 충무 무공훈장도 취소됐다.
특히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을 비롯해 보성 가족 간첩단 사건,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 재심 무죄가 확정되거나 국가기관이 인권침해를 인정한 19개 간첩조작 사건 관련 포상이 대거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사건에 관여한 중정 직원들에게 주어진 포상이 이날 취소됐지만 정작 수사 지휘자인 김기춘 공안수사국장(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름은 상훈 취소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정원은 김 전 국장의 서훈 취소를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는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서훈 취소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재심 무죄 사건 등이 추가 확인될 경우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또 다른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국방부와 경찰청은 직접 참석했지만 국정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행정안전부가 국정원을 대신해 사과문을 읽었다.
김영수 의정관은 “국정원은 브리핑 참석이 불가하여 (발표문을) 행안부가 대독한다”며 “국가정보원은 당시 인권 침해로 고통받으신 당사자 및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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