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생산자물가지수가 반등했다. SK텔레콤의 통신비 반값 할인과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세 완화 효과가 소멸된 영향이다. 여기에 쌀, 상추, 쇠고기 등 먹거리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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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54(2020년= 100)로 전월(120.11)에 비해 0.4% 상승했다. 전년동월(119.16)대비로는 1.2% 상승하며 전월(0.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8월 하락(-0.1%)에서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으로, 품목마다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반등한 이유는 SKT의 통신비 반값 할인이 종료되고, 주택용 전력이 오른 영향이 컸다. SK텔레콤이 지난 8월 해킹 피해 보상 차원에서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의 휴대전화 요금을 인하하면서 생산자 물가도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9월에는 이 효과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문희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매년 7~8월에 하계 기간에는 전기요금의 누진 구간을 완화해서 실질적으로 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어서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9월에는 종료되면서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4.0%) 등의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품목별로 봐도 이동통신서비스가 35.6%로 급등했다. 주택용전력(14.4%), 산업용도시가스(5.8%) 등을 포함한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물가는 전월대비 1.1% 올랐다. 주택용전력이 14.4%, 산업용도시가스가 5.8% 상승했다.
한은 측은 SKT의 통신 요금 인하와 주택용 전력의 한시적 효과로 인한 물가 반등이 없었을 경우 총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총 생산자물가지수를 0.24%, 주택용 전력은 0.07% 상승시킨 것으로 추산됐다.
9월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0.4% 올랐다. 축산물(2.0%), 농산물(0.5%) 등이 오른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월대비 상추(38.9%), 쇠고기(6.9%), 쌀(4.7%), 돼지고기(3.3%)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컸다. 공산품은 화학제품(0.5%), 1차금속제품(0.7%) 등이 오르면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이 팀장은 “쌀은 공급 측면에서 2024년 쌀 생산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금년 햅쌀이 아직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전이라 공급물량이 부족한 영향”이라며 “9월에 조생종 쌀을 일부 수확했는데 잦은 강우로 수확과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햅쌀의 대부분은 10월 중에 출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추의 경우에는 출하 시기의 잦은 강우로 수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며 “축산물은 명절 수요에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수입품을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9월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원재료(-1.4%)가 내렸으나 중간재(0.2%)와 최종재(0.3%)가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을 나타내는 9월 총산출물가도 전월대비 0.4% 올랐다. 서비스(0.4%)와 공산품(0.2%) 등이 오른 영향이다. 총산출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는 1.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