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통합을 앞두고 메가 캐리어 출범을 준비 중인 대한항공이 안전 관리의 핵심 시설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엔진 테스트 셀과 운항훈련센터에서 마주한 것은 '안전을 향한 집요한 반복'이었다.
정비 완료 엔진의 관문, 엔진 테스트 셀
인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영종도 운북지구, 대한항공 로고가 새겨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엔진 테스트셀(Engine Test Cell·ETC)이다. 정비를 마친 항공기 엔진이 다시 하늘로 오르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지난 15일 대한항공은 이 시설과 운항훈련센터의 문을 언론에 처음으로 열었다.
현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했다. '절대 안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눈앞에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역량을 갖추겠다는 선언이다. 건물 곳곳에도 안전을 강조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은 2016년 제1ETC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바로 옆에 제2 ETC 구축작업도 완료했다. 규모가 더 큰 제1ETC가 최대 15만 파운드급 초대형 엔진 테스트에 특화됐다면, 제2ETC는 차세대 고효율 엔진을 다루는 최신 설비를 갖춰 기능을 보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로 세로 각10m 크기로 최대 6만2000파운드급의 엔진까지 시험할 수 있다. 통합 이후 한진그룹 소속 항공기가 300여 대에 달하는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증설했다는 설명이다.
주력 시험 대상은 대한항공 신형 기종인 에어버스 A321neo에 장착된 프랫앤휘트니(PW)의 PW1100G 엔진이다. 이날 제2 ETC 안에는 헝가리 저비용항공사(LCC) 위드항공에서 보내온 PW1100G 엔진이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항공 자사 항공기 엔진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의 제3자 수주 물량까지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상무)은 "현재 130대 수준의 엔진을 자체 수리하는데, 오는 2030년에는 제3자 수주 물량을 늘려 500대 이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60% 이상을 제3자 수주 엔진으로 확보하고, 다룰 수 있는 엔진을 현재 6종에서 2030년 12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TC 바로 옆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총 5780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의 신 엔진 정비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63%로 내년 가동이 목표다. 완공되면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 단지가 된다. 또한 엔진 정비의 시작과 마무리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현재 1조3000억 원 수준인 유지·보수·정비(MRO) 매출도 2030년에는 5조 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가상의 비상 상황을 반복하는 운항훈련센터
ETC에서 약 250m 거리에 운항훈련센터가 있다. 2016년 개관한 지상 3층, 연면적 8023㎡의 이 건물은 국내 최대 규모의 운항훈련 시설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복도 끝에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대형 구조물들이 줄지어 섰다. 조종사 모의비행장치(Full Flight Simulator·FFS)다. 기종별로 총 12대가 배치돼 있다. 12대 가운데 1대는 진에어 조종사 전용이다.
외관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달랐다. 계기판부터 좌석 배치, 조작 버튼, 조명까지 실제 항공기 조종실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하단에는 진동과 기울기를 구현하는 유압·전기장치가 연결돼, 조종사들이 다양한 비행 상황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A220 기종의 FFS에 직접 올라탔다. 교관이 시뮬레이터를 가동하자 화면이 활주로를 가르기 시작했다. 이륙결심속도(V1)를 지나 기체가 들어 올려지는 순간, 좌석이 미세하게 기울었다. 잠깐이지만 실제로 하늘에 뜨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상의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해 비행하고, 비 오는 날, 안개가 짙은 날 등 다양한 날씨 상황을 가정했다. 또한 버드 스트라이크로 좌측 엔진이 멈추는 비정상 상황과 엔진 화재 시나리오까지 체험할 수 있었다. 조종사들은 이 장비를 통해 실제 비행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고난도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반복적으로 단련한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운항승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사 운항승무원 기본훈련'이다. 양사가 보유한 항공기의 차이점과 운항 절차를 공유하고, 비상·보안 훈련을 함께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년여에 걸쳐 온라인 교육 시스템 통합, 비대면 실시간 교육 시스템 구축, FFS 훈련·평가 프로그램 표준화를 완료한 끝에 마련한 체계다.
더 큰 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기도 부천시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래항공(UAM) 교통& 항공 안전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한다. 2027년 착공, 2030년 5월 가동이 목표다. 센터 내 운항훈련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되며, FFS를 최대 30대로 확대해 연간 2만 명 이상의 국내외 조종사 교육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된다.
김강현 대한항공 운항훈련원장(B747 기장)은 "최근 대한항공이 비상 경영에 돌입했지만, 운항 훈련은 절대 줄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종사 양성을 멈춘다면 정상 경영으로 복귀했을 때 단기간에 육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에서 날아온 엔진은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었고, 시뮬레이터 안에서는 가상의 항공기가 이륙과 비상착륙을 반복했다. 거대한 전환점을 앞두고 대한항공이 '절대 안전'을 다지는 방식은 소리 없이 그러나 쉼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인천=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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