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확 늘려도 '사람이 없다'…"美 반도체 인력 16만명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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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미국이 반도체 생산기지 재건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숙련 인력 부족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SMC, 마이크론, 인텔 등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장 가동과 생산 안정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반도체 공장(팹)에서 회사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한 반도체 공장(팹)에서 회사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맥킨지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 반도체 산업이 현재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0년까지 최대 15만7000명의 숙련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제조·설계·소재·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필요한 추가 인력은 약 18만9000명인 반면 실제 공급 가능한 인력은 3만1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정·설계 엔지니어 부족 규모만 8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력난은 텍사스와 애리조나, 뉴욕, 오하이오 등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에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추진하고 있다. TSMC는 애리조나, 마이크론은 뉴욕, 인텔은 오하이오에서 각각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이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숙련 인력 확보가 늦어질 경우 생산 확대와 초기 가동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은 공장만 지으면 되는 산업이 아니라 숙련 엔지니어와 장비 기술자, 협력업체 생태계가 함께 갖춰져야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보고서 역시 2030년까지 충원하지 못하는 인력의 74%가 제조 관련 직군, 60%가 엔지니어링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공대 졸업생 가운데 반도체 업계로 진출하는 비율은 약 3%에 불과해 인재 확보 경쟁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인력 양성과 교육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소프트웨어 분야로 인재가 몰리는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공장을 짓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양산할 숙련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미국 투자 성패도 결국 제조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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