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튀르키예의 떠오르는 강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가 ‘스페인의 3쿠션 전설’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를 꺾고 프로당구 새 시즌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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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에서 통산 두 번째 개인투어 우승을 차지한 무라트 나치 초글루. 사진=PBA 제공 |
초클루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로당구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산체스를 세트스코어 4-1(15-12 15-11 15-8 6-15 15-4)로 승누르고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초클루는 2023~24시즌 9차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PBA 통산 2회 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우승 상금 1억원을 더해 누적 상금 2억원(2억5750만원)도 돌파했다.
반면, 지난 시즌 3차투어(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에서 우승한 산체스는 국내투어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28강에서 윤순재를 상대로 애버리지 3.462를 기록한 황형범에게 돌아갔다.
결승서 초클루는 팽팽했던 첫 세트를 어렵게 따낸 후 내리 두 세트를 더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첫 세트 12-12에서 시도한 산체스의 회심의 뱅크샷이 실패하자 공격권을 넘겨받은 초클루가 이를 3득점으로 연결하면서 15-12(11이닝)로 마무리했다.
이어 2세트서는 15-11(7이닝), 3세트서는 뱅크샷 네 방을 터뜨리며 15-8(9이닝)로 따내 우승까지 한 걸음만 남겼다.
산체스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산체스는 4세트서 초반 두 이닝만에 9점을 뽑아내며 15-6(7이닝)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세트스코어 1-3으로 계속 추격을 이어갔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세트 초구를 하이런 7점으로 연결하며 멀찍이 달아난 초클루는 2이닝째 3-1 연속 득점에 힘입어 11-2로 앞선 뒤 4이닝째 5쿠션 대회전 뱅크샷이 쓰리뱅크샷으로 들어가면서 15-4로 경기를 마쳤다.
튀르키예 출신 초클루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중학교 1학년때 중퇴한 뒤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90년대 중후반 지역 토너먼트와 전국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자 택시와 버스를 몰며 선수생활을 병행했다.
그러다 2004년 유럽3쿠션선수권 우승, 3쿠션 월드컵 우승으로 선수 생활에 힘을 얻었고, 본격적으로 3쿠션 무대에 본인의 이름을 알렸다.
2023년 초클루는 프로 무대 도전을 선언하며 당구인생 2막을 열었다. 데뷔 시즌인 2023~24시즌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빠르게 적응을 마친 뒤에는 상승세를 탔다.
마지막 정규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정상을 밟았고, PBA 팀리그에서는 소속팀 하나카드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면서 시즌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2회 우승컵을 든 초클루는 고국 선배인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와 나란히 개인투어 2회 우승을 이루며 PBA를 대표하는 튀르키예 선수로 발돋움했다.
초클루는 우승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이 끝나고 당구 큐를 튀르키예로 가져가지 않았을 정도로 가족들과 삶, 행복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당연히 가족들과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김가영 선수와 함께 이뤄낸 동반 우승 역시 기쁘다”며 “항상 꿈꾸던 순간”이라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시즌 개막전을 마무리한 PBA는 곧바로 2차투어에 돌입한다. 시즌 두 번째 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은 오는 29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