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심 사려면? 美항공기 구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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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사우디, 140조원어치 계약
트럼프, 美 제조업 상징 ‘보잉’ 애착

14일 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카타르 방문 성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경제 협력의 첫 사례로 항공기 구매계약을 꼽았다. 백악관은 카타르항공이 960억 달러(약 134조2848억 원) 규모의 미 보잉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역사적 계약”이라고 추켜세웠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보잉은 48억 달러(약 6조7200억 원) 규모의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소문난 ‘항공기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취향과 항공기 제조에서 경쟁력을 갖춘 미국의 산업 특성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항공기 구매에 나섰단 분석이 나온다. ‘오일머니’와 원유 공급의 이점으로 적극 항공사를 육성해 온 중동 산유국들도 항공기 구매에 관심이 많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항공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집착은 그의 환심을 사려는 정부와 기업에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카타르의 전용기(보잉 747-8) 선물 논란과 관련해 “항공기를 통해 국가와 기업이 트럼프의 호감을 얻으려고 하는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중고로 매입한 개인 전용기 ‘트럼프 포스 원(보잉 757)’을 갖고 있고, 한때 ‘트럼프 셔틀’이라는 항공사도 운영했다. 그만큼 항공기에 대한 애착이 각별한 것. 백악관은 이번 카타르항공과 보잉 간 계약을 놓고 “생산·납품 기간 미국에서 매년 15만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상업용 여객기 1위 제조사인 보잉은 미국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미국이 각국과 통상협상을 벌이면서 항공기 판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도 꼽힌다.

미국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분야로 꼽히다 보니 항공산업은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 수단으로도 쓰인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고율 상호관세 부과에 반발해 보잉 항공기 인수 금지를 보복 카드로 썼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90일간 관세 유예에 합의한 뒤 자국 항공사에 보잉기 인수 재개를 통보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지 퍼거슨 항공 애널리스트는 “다른 국가들과의 수많은 관세 협상에서 보잉기 구매가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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