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키니(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1라운드부터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명불허전’ 실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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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
셰플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를 잡아 10언더파 61타를 몰아쳤다.
셰플러는 공동 2위 리코 호이(필리핀),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달렸다.
셰플러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제패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7승을 쓸어담았고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현재 101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최고의 선수다.
지난해 말 손바닥 부상을 당해 수술을 한 여파 때문인지 올 시즌은 4개월이 지나도록 우승이 나오지 않고 있다. 텍사스에서 자라 현재까지도 이곳에서 사는 셰플러는 고향과도 같은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시즌 첫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이날 경기는 프리퍼드 라이로 진행됐다.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 공을 집어들어 닦은 뒤 플레이를 이어가는 진행 방식이다.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됐다고는 해도 셰플러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3번홀(파4)부턴 6번홀(파4)까지 4홀 연속 아이언 및 웨지 샷을 1m 이내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고, 8번홀(파4) 5m 버디에 이어 9번홀(파5)에선 1.2m 이글을 더했다.
9개 홀에서 7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뛰어오른 셰플러는 후반 13번홀(파4) 버디, 17번홀(파3)과 18번홀(파5)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10언더파를 치고 경기를 끝냈다.
18개 그린 중 3번만 이를 놓치며 83.33%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고, 그린을 놓쳤을 때도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그린 적중시 퍼트 수는 1.40개로 짠물 퍼트까지 곁들였다.
셰플러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며 “올해 우승이 아직 없지만 조급하거나 간절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작이 좋지만 아직 3일이나 대회가 더 남았다. 지금은 집에 가서 좀 쉬고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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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사진=AFPBBNews) |
한국 선수 중에선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CJ그룹의 후원을 받는 김시우와 임성재가 4언더파 67타로, 공동 3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작성했다.
특히 이날 셰플러와 함께 경기한 김시우는 마지막 18번홀(파5) 그린 주변 8.5m 거리에서 60도 웨지로 친 칩 샷이 그대로 홀 안에 쏙 들어가 이글이 되는 명장면도 연출했다.
이글이 되는 순간 프린지에 드러누우며 기쁨을 만끽한 김시우는 “셰플러가 옆에서 너무 잘 치니까 부담도 됐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후반에 리듬이 깨지지 않고 잘 찾으면서 제 플레이를 한 것 같아 내일 모멘텀을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한국에서 이번주에 온 것 치고는 스코어가 나쁘지 않다”며 “후반에 더 찬스를 살릴 수 있었는데 퍼트 실수가 나왔다. 라이를 읽는 게 좀 힘들었고 자신있게 스트로크하지 못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안병훈이 3언더파 68타로 공동 59위를 기록했고 강성훈이 1언더파 70타로 뒤를 이었다. 김주형은 1오버파 72타에 그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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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