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장타자 중 한 명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올해 유독 물이 오른 아이언으로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하고,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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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의 아이언 샷.(사진=AFPBBNews) |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매킬로이는 ‘아멘 코너’의 시작인 11번홀(파4)부터 위기를 맞았다. 11번홀에서 보기, 13번홀(파5)에서 더블보기, 14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2위로 내려앉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메이저 불운이 이번에도 이어지는 듯했다. 그때 매킬로이를 살린 게 아이언 샷이었다. 15번홀(파5) 2번째 샷을 할 자리 앞에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는데, 매킬로이는 205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나무를 넘겨 핀 오른쪽을 공략하는 하이 드로 샷을 구사했다. 공은 핀 오른쪽 1.8m 거리에 붙었다. 이글 퍼트를 놓친 게 아쉬웠지만 매킬로이는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7번홀(파3)에선 196야드 거리에서 8번 아이언으로 2번째 샷을 해 핀 60cm 거리에 공을 갖다 붙이고 버디를 추가했다. 18번홀(파4)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 갭 웨지로 완벽한 샷을 해 1.2m 버디 퍼트를 남긴 샷도 압권이었다.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 1.5m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끌려가는 등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친 매킬로이였지만, 아이언이 그를 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퍼펙트 아이언’이었다.
사실 아이언 샷만 발군이 아니다. 매킬로이는 올해 진정한 ‘육각형 골퍼’로 거듭났다. 매킬로이는 평균 드라이브 샷 317.5야드를 보내며 PGA 투어에서 이 부문 3위에 오를 정도로 장타자다.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는 무려 340야드의 티샷을 날렸다. 올 시즌 티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가 0.855타로 1위를 달린다.
지난해에는 아이언 샷 이득 타수 52위(0.260타), 퍼트 이득 타수 59위(0.173타)에 그쳐 아이언과 퍼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아이언 샷 이득 타수 19위(0.595타), 퍼트 이득 타수 10위(0.593타)로 올라섰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도 32위(0.276타)로 꾸준하다. 올해 PGA 투어 6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벌써 3승을 거둔 비결이다.
그는 테일러메이드 P760 4번 아이언과 매킬로이만을 위해 특별한 마감 방식으로 만든 로어스(Rors) 프로토타입 아이언(5~9번)을 섞어 사용한다. ‘로어스(Rors)’는 매킬로이의 별명으로 아이언 헤드에 새겨져 있다. 헤드 뒤가 막혀 있는 머슬백 디자인이다. 웨지는 테일러메이드 밀드 그라인드(MG) 46·50·54·60도를 사용한다.
특히 매킬로이는 올해 초부터 바꾼 공도 마음에 들어한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TP5x를 썼지만 올해 TP5로 바꿨다. 매킬로이는 “그린 주변에서 샷을 할 때 특히 마음에 들었다. 60~70야드에서 샷을 할 때 발사 각은 낮았지만 스핀이 더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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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우승 트로피 든 매킬로이.(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