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쟁]
이스라엘, 이란핵 겨냥 “암 절제해야… 이란 미사일 발사대 3분의 1 파괴”
국영 TV 두 차례 공습 등 초강공
이란 “고강도 보복” 경고하면서도… 제3국 ‘핵협상 재개 희망’ 전달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 ‘13시’란 없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을 공습한 지 나흘째인 16일(현지 시간) 이란 현 정권을 무너뜨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시계에 13시가 존재하지 않듯 이제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달해 공격을 지속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을 ‘암’에 비유하며 “죽음을 위협하는 암은 절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공습 강도를 높이고,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전략을 쓰고 있다. 이란 정부의 대국민 소통 채널인 국영TV를 두 차례나 공습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심리전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이란 상공에서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강조하며 이란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도 “정밀 탐지 능력과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장거리 무인기(드론) 수백 대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월등한 군사력에 수세에 몰리면서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하메네이 최측근 군 지휘관 암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절대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암살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이날 보도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17일 오전 군 지휘관들을 만나 “하메네이에게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운명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주변으로 포위망을 좁히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 참모총장을 암살했다”며 “이란군 지휘 체계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 이란 “보복 강도 높여 이스라엘 545곳 공격”
이란도 보복 강도를 한층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17일 “이란이 보복 작전 ‘진정한 약속3’의 9단계를 시작해 이스라엘을 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단계는 13일 밤 시작된 8단계보다 더 길고 강도가 높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지난 72시간 동안 공격용 드론으로 이스라엘 소유 545개 시설을 쉬지 않고 공격했다”고도 밝혔다.
이란군은 “새롭고 진보된 무기를 사용한 맹렬한 공격이 다시 한 번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메르통신 등은 X에 건물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을 올리며 “이스라엘 헤르츨리야의 모사드 건물이 로켓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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