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치기·신호위반 신고해도 경고 뿐
과태료 처분은 고무줄 잣대 ‘복불복’
담당자 따라 처분율 15~80% 극과극
공익신고자들 분통 “재량권 남용이다”
경찰 “상황 고려해야, 인력난도 심각”
4차선 도로에서 1차선까지 단번에 가로지르는 아찔한 ‘칼치기’ 차선 변경,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적색 신호에서의 비보호 좌회전. 모두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명백한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현장을 시민이 블랙박스 영상으로 확보해 공익신고를 하더라도 과태료 부과 여부가 ‘복불복’으로 갈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연합뉴스가 공익신고자 최모(37) 씨로부터 제보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교통안전 제보가 일관성 없는 행정 처분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최 씨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안전신문고를 통해 영상 증거가 명백한 2372건의 교통법규 위반 의심 사례를 신고했다. 이중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 위반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건도 401건(16.9%)이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신고 처리 결과는 상식 밖이었다. 관할 경찰서에 따라 과태료 처분율이 극심한 격차를 보였는데, 경기남부 B 경찰서가 84.1%의 높은 처분율을 보인 반면 경기북부의 A 경찰서는 28.4%에 불과했다.
담당 수사관 개인별로 들여다보면 편차는 더욱 심각했다. 서울 C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배당된 229건 중 단 35건(15.3%)에 대해서만 과태료를 부과했다. 반면, 같은 부서의 다른 수사관은 86건 중 80.1%인 25건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동일한 위반 행위라도 어떤 담당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범법자가 되기도 하고, 단순 훈방 조치로 풀려나기도 하는 셈이다.
최 씨는 “담당자들이 사실상 재량권을 일탈·남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의 재량권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일관되게 행사되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일관성 없는 경찰 행정은 시민들의 공익 신고 의지를 철저히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러한 처분율 차이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재량권 행사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교통 단속의 대원칙인 ‘도로 안전 확보’를 기준으로, 타인에게 미치는 위험성이 크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상대적으로 그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되면 계도(경고) 처분을 내린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제출한 짧은 블랙박스 영상에는 당시 도로의 전체적인 상황이나 맥락이 100% 담기기 어렵다”며 “교통 상황, 도로의 형태, 운전자의 고의성 유무, 심지어 피신고자의 입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기계적으로 획일화된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따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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