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 자유도가 세계 180여개국 중 61위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공개한 ‘2025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언론 자유도는 지난해 62위에 비해 1계단 올랐지만, 언론 자유 지수는 64.06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문제 있음’으로 분류됐다.
RSF는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미국(57위), 일본(66위), 태국(85위) 등과 함께 ‘문제 있음’ 그룹에 속했다.
한국의 언론 자유도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양호함’을 유지했지만, 2024년부터 ‘문제 있음’으로 분류됐다.
RSF는 “1980년 민주화 이후 정치 주체들이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왔지만, 정치적 양극화로 ‘우리 편이 아니다’고 간주되는 언론 매체들이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들이 명예훼손 혐의로 위협을 받는 경우, 기업과 이해관계 때문에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언론인들이 기사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등도 문제로 꼽았다.
지난해 177위였던 북한은 올해 두 계단 하락해 179위로 아프리카의 권위주의 국가 에리트레아(180위)와 함께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전체 1위는 9년째 선두 자리를 지키는 노르웨이가 차지했다.
전 세계적인 언론 자유도는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국가들의 종합적인 글로벌 언론 자유도는 2년 연속 하락해 올해 처음으로 ‘나쁨’(54.7점) 수준을 기록했다. RSF는 전 세계 언론사들이 소유권 편중, 광고주와 재정 후원자로부터의 압박 증가, 공적 지원 제한 등의 문제로 인해 경제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 언론의 경제적 자유도가 2년간 14점 넘게 하락한 것이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RSF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경제적 구실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관영매체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관할하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자금 지원 중단 조치 등을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해외 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USAID가 지원하던 해외 언론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