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재팬’ 정책은 2012년 12월 출범한 제2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핵심 성장 전략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한국이 드라마와 음악 등 콘텐츠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국가 이미지를 높인 것처럼, 일본도 애니메이션, 게임, 음식 등 일본 문화의 매력을 산업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쿨 재팬’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민관펀드인 ‘해외수요개척지원기구’(쿨재팬기구)를 만들어 자금을 지원해왔는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해당 펀드의 2025년 누적 손실이 540억엔(약 4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설립된 쿨재팬기구는 출자금 1513억엔(약 1조3400억 원)의 약 90%를 일본 정부가 부담했다. 지난해 개장한 오키나와 테마파크 ‘정글리아 오키나와’를 추진한 마케팅 회사에도 출자했지만, 투자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해 정부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관련 회의를 열고 쿨재팬기구의 향후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정부 내에선 “폐지를 피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한편 아사히는 일본 정부의 자금을 마중물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민관펀드가 설립됐으나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수산물 가공과 유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13년 설립된 ‘농림어업성장산업화지원기구(A-FIVE)’도 누적 손실이 쌓이면서 올 3월 말 해산됐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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