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품목인 ‘로수젯’과 지난해 출시한 당뇨병 신제품의 매출 성장에도 한미약품의 올해 1분기 매출 실적은 다소 줄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3%, 29.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3909억원과 영업이익 590억원, 순이익 44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 29.3%씩 감소했다. 회사 측은 해외 자회사 등의 경영 정상화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1분기 매출의 14.1%에 해당하는 553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 처음 맞이한 분기인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1.2% 성장하는 등 경영 안정화 기조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 한미약품 매출(별도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한 295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32% 증가한 470억원, 409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1분기 원외처방 매출(유비스트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한 2684억원을 달성했다.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1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543억원을 기록했다. 고혈압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 361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 160억원 등 매출을 올렸다. ‘다파론패밀리’ 등 당뇨병 신제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6% 증가했다.
1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6.7% 증가한 682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머크(MSD)가 개발 중인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용 제품 공급이 크게 확대됐다. 한미약품은 선진 시장인 북미와 일본을 넘어 중동과 중남미 등 성장시장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이를 교두보로 삼아 협력 제품군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65억원과 영업이익 113억원, 순이익 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277억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약 24%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감염병 유행에 따른 기저 효과에도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신약개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포스트 로수젯’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고혈압 저용량 3제 복합제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R&D 부문에서는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서 신규 모달리티를 접목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3년 연속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가장 많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으며, 오는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진일보한 비만 신약들의 연구 성과를 다수 발표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석권 등 주력 제품군의 확고한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며 더 큰 도약을 실현하겠다”며 “신약개발 중심의 점진적 진전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한층 더 높여 주주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