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 내용 확인 제대로 못한 호텔
제막식 당일에서야 비문 내용 파악
호텔측 “석비 12일까지 철거하겠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건립된 안중근 의사 기념 석비가 제막 직후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부지를 제공한 호텔 측이 기념비의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설치를 허가했다며 철거를 결정한 것이다.
11일 일본 고치현 고난시에 있는 구로시오 호텔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 6일 호텔 부지에 세워진 안중근 의사 기념 석비를 12일까지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고치현 일한친선협회 명예회장인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의회 의장이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 비석을 건립하려는데 호텔 부지 일부를 빌려줬으면 한다”고 요청해 부지 사용을 허가했으나 비석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한 우호를 상징하는 기념비라는 취지에 응해 부지 사용을 승낙했으나 비문 내용을 파악한 것은 지난 6일 제막식 당일이었다”며 “확인 부족과 기념비가 가지는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이번 결정에는 일본 내 우익 진영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안중근 의사에 대해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테러리스트라는 견해가 (일본 내에서) 강해 인터넷 등에서 항의나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는 석비에 안중근 의사가 강조한 ‘한일우호 동양평화’ 문구가 새겨졌다고 소개하며, 한일 화해와 협력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제막 후 논란이 확산되면서 기념비는 설치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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