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툴 묶고 AI 품다… ‘넥스트 그룹웨어’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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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기업들의 업무 환경은 파편화되어 있었다. 기업 운영의 근간인 그룹웨어를 뼈대로 두고, 실시간 소통이나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별도의 협업툴을 그때그때 추가로 엮어 쓰는 방식이 흔했다. 이를테면 메일·결재·메신저 도구 외에 클라우드 문서 도구와 생성형 AI 등 다양한 솔루션을 함께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도구별로 데이터가 분산돼 협업 효율이 저하된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파편화된 도구들을 오가며 일해야 하는 직원들의 피로도는 높아졌고, 여러 솔루션을 중복으로 구독해야 하는 기업의 비용 부담도 과제로 떠올랐다.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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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앱 결합을 넘어 AI 기반 ‘유기적 통합’으로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업무 플랫폼 시장은 우선 ‘기능 통합’의 방향으로 움직였다. 네이버웍스, 카카오워크, 하이웍스와 같은 그룹웨어들이 메신저와 화상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반대로 슬랙(Slack)이나 잔디(JANDI) 같은 협업툴이 전자결재나 근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며 하나의 거대한 올인원(All-in-One)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초기 단계의 통합은 단순히 여러 도구를 하나의 화면으로 묶어놓은 ‘물리적 결합’의 성격이 짙었다. 기능은 합쳐졌지만, 데이터를 취합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시장의 트렌드는 이러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AI 중심의 ‘유기적 통합’으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디지털 전환(이하 DX)이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AI 도입 이후의 DX는 예측 및 의사결정, 상위 프로세스의 자동화까지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진정한 AI 에이전트를 실무에 투입하려면 AI가 회사의 내부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업무 데이터가 별도 환경에 흩어져 있으면 활용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즉, 과거의 ‘기능 통합’은 분산된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완벽한 ‘AI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었던 셈이다.

글로벌 빅테크부터 국내 주자까지… 치열해지는 AI 통합 플랫폼 경쟁

이러한 ‘AI 통합’의 패러다임 변화는 국내외 주요 IT 기업들의 행보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오피스와 협업툴 팀즈(Teams)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엮은 ‘M365 코파일럿(Copilot)’을 통해 AI가 부서 간 데이터를 넘나들며 실무를 대행하도록 구축했다. 구글 역시 ‘앱시트(AppSheet)’ 같은 노코드 도구에 AI 기능을 탑재해 업무 자동화 효율을 높이고 있다.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웍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해 통합된 환경에서 AI가 사내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를 돕게 했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워크’ 역시 메신저에 AI 비서를 연동해 실무 처리를 지원한다. 슬랙(Slack)이나 노션(Notion) 또한 파편화된 대화 기록과 문서를 AI가 연결하고 지식 베이스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가비아, 다양한 AI 연동 강화 및 ‘데이터 순환’ 강조

이처럼 거대 IT 플랫폼들의 격전지가 된 시장에, 최근 국내 클라우드 전문 기업 가비아도 올인원 업무 플랫폼 ‘하이웍스’의 신규 상품인 ‘그룹웨어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가비아 측은 하이웍스를 AI 기반 통합 업무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이번에 출시한 그룹웨어 프리미엄 상품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존에 연동되어 있던 GPT,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 등 주요 생성형 AI 모델의 사용량을 기존 대비 2배로 늘렸다고 5월 13일 밝혔다.

가비아는 이번 상품의 핵심으로 업무 데이터의 순환 구조를 내세웠다. AI 채팅으로 생성한 문서는 드라이브에 곧바로 저장되어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공동편집할 수 있으며,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AI에 활용되어 자사 맥락에 맞는 업무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룹웨어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인당 클라우드 드라이브 용량을 10GB로 확대하고 워드·엑셀·파워포인트 실시간 공동편집 기능도 새롭게 제공한다.

비용 효율 역시 주요 전략으로 언급되었다. 드라이브 확장, 웹오피스 공동편집, AI 한도 확대를 단일 패키지로 제공해, 그간 여러 솔루션을 분산 구독하며 비용 부담을 겪어온 기업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가비아 이사는 이번 소식을 전하며 “하이웍스 그룹웨어 프리미엄을 출발점으로, AI 문서 생성과 저장, 협업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통합 환경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제 업무 플랫폼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능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AI가 얼마나 똑똑하게 데이터를 연결하고 실제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가’로 옮겨갔다. 진정한 ‘AI 통합’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의 스마트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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