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땐 유가 130弗"…중동 전운에 정유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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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미국 CNBC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에너지 시장이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로는 이란, 남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 39㎞, 수심 100m에 불과하지만 주요 산유국인 걸프 연안 국가로 가는 유일한 해상 운송로다. 하루에 약 2000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가 통과한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300만 배럴) 중 약 80%인 250만 배럴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국내에 들어온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은 2018년 미국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했을 때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JP모간은 “이란이 중동 지역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 지역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비벡 다르 호주 커먼웰스은행 에너지 분야 담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과의 군사 충돌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면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정유업계의 부담도 커진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소비 심리가 위축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정유사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북미 등 새로운 원유 공급처를 발굴하고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둔화 국면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에 악영향이 미치고 마진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김진원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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