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퇴…축구협회 '밀실 행정'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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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29일 멕시코에서 졸전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홍명보 감독이 29일 멕시코에서 졸전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지난 2024년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무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B조 1차전)은 곳곳에서 쏟아지는 야유로 얼룩졌다. 원칙과 기준이 실종된 감독 선임 절차에 분노한 축구 팬들의 울분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흐른 지금, 축구 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쇄신은 결국 조별리그 탈락(최종 34위)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이고 나서야 현실이 됐다. 홍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했다. 앞서 정몽규 회장 역시 이번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치는 대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 협회는 정관 및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즉시 보궐선거 체제로 전환해 60일 이내에 후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월드컵 일정이 종료되는 7월 말 정 회장이 사임한다고 가정할 때 늦어도 오는 9월 중순께야 제56대 협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기존 정관대로 순탄히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통령실과 정치권,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장 교체를 넘어 ‘밀실 행정’으로 지탄받던 협회의 지배구조 자체가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행정 공백은 곧바로 대표팀의 일정 차질로 이어진다. 새 회장이 취임한 직후 전력강화위원회를 재구성하고 신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서둘러도 12월은 돼야 정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당장 다가오는 9월과 10월 A매치 기간에는 또다시 ‘임시 감독 체제’ 운용이 불가피하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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