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곧 다가올 빙하기, 혹독한 시간될것”… 정치권, 洪 보수재편 과정 역할 관측
김문수, 이틀 연속으로 정치 메시지… 당권 질문에 “자리 다툼할 때 아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5일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념도 없고 보수 참칭한 사이비 레밍(우두머리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을 지닌 설치류) 집단이고 사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이 연일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내고 있는 것. 정치권 일각에선 홍 전 시장이 보수진영 재편 과정에서의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시장은 이날 20대 대통령선거와 이번 대선에서의 당 경선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그 당은 이제 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뼛속 깊이 병이 들었다”고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그는 “이번에도 정치 검사 출신 네 놈의 합작으로 사기 경선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대선을 도와주지 않은 자신을 비판하고, 대선을 완주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도 반박했다. 그는 “나를 탓하지 말고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 회생의 불씨인 이준석도 탓하지 말라. 그것은 모두 니들의 자업자득”이라며 “곧 다가올 ICE AGE(아이스 에이지·빙하기)는 혹독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의 이 같은 언급에 권 전 위원장은 “단일화 전략 때문에 역전패 당했다 생각할 테니 억울하기는 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온통 거짓 궤변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당과 애먼 사람들을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김재원 전 김문수 대선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들의 뜻이 어디로 모이느냐에 따라 (김 전 후보의 당권 도전 여부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 떠오르는 김 전 후보의 당 대표 출마에 여지를 둔 것. 이와 관련해 김 전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지금은 자리 다툼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김 전 후보가 전당대회 출마설을 부인한 것. 다만 대선 패배 후 이틀 연속 정치 메시지를 내면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재섭 의원은 전날 “고쳐 쓰려면 유능한 의사가 와야 겨우 고쳐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김 전 후보의 진정성을 믿었던 유권자들도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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