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다시 오를라'…기업들, 달러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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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밑돌면서 시중은행에서 달러예금이 다시 늘고 있다. 환율 1500원이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오자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환율이 출렁이면서 달러예금 변동성도 높아진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약 652억8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달(591억600만달러에 비해 61억700만달러 가량 늘어난 것이다. 한화로는 9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작년 12월 말 671억4300만달러, 올해 1월 말 656억2900만달러, 2월 말 658억200만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말 약 591억600만달러로 줄었다. 전쟁으로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기업들도 비싼 환율에 달러를 더 사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5대 은행 달러예금은 약 20일 만에 61억 달러 넘게 증가하며 650억달러선을 회복했다. 달러 예금 증가세는 기업들이 주도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기업들의 달러예금 잔액이 514억4200만달러로 전월(454억6700만달러)보다 59억7500만달러 늘었다.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을 기업이 채운 것이다. 개인의 달러예금도 2억400만달러 늘어 138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은행권에서는 고환율 고착화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기업 등을 중심으로 달러가 비교적 쌀 때 미리 사두려는 ‘선매수’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국과 이란이 잠정 휴전에 합의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약 한 달만에 1470원대로 내려왔었다. 지난주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는 이란의 발표에 146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내려갔을 때 달러를 산 건데,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경계심이 여전히 시장에 깔려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등 수출 실적이 좋아지면서 달러가 떨어졌을 때 미리 환전해두려는 수요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결제 비용 상승이나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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