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환자 1명에게 연간 1만정 이상 처방한 의료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틸페니데이트를 비롯한 ADHD 치료제들이 ‘공부 잘하는 약’ 등으로 오남용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어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 다량 처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연도별 최다 처방 1위 환자 6명의 해당연도 처방량을 합산하면 5만9523정이다. 각자 5년 6개월동안 처방받은 총량을 합하면 19만9454정이다.
식약처가 제시한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 안전사용기준’에 의하면 메틸 페니데이트의 1일 최대 투여량은 54~80㎎이다. 제형과 연령에 따라 소아·청소년은 54~60㎎, 성인은 최대 80㎎까지 허용된다.
지난 2020년 최다 처방 환자의 경우 연간 1만4736정(1일 평균 40정)가장 낮은 용량인 5㎎ 제형으로 처방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식약처가 정한 성인 최대 안전용량의 2.5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식약처는 이러한 다량의 처방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에 대해 마약류 오남용을 점검하고, 처방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수사의뢰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연도별 처방 상위 30위 환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총 105건(중복 포함) 중 52건이 수사의뢰됐다. 중복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점검한 병원은 32개소이며, 이 중 14개소(43.8%)가 수사의뢰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ADHD 치료제는 아동·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이 늘고 있다. 특히 학원이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학생들의 ADHD 치료제 처방율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만 5~19세 아동·청소년의 ADHD 치료제 처방 인원은 총 15만52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아동·청소년 처방 인원(14만7751명)을 8개월 만에 넘어선 수치다.
같은 기간, 이 중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담긴 치료제 처방을 받은 아동·청소년 수는 11만1843명으로 전년(10만8825명) 인원을 초과했다.
백 의원은 “처방량 상위권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 43% 이상이 수사의뢰될 정도로 마약류 의약품 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다”며 “다량 처방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 조사와 즉각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