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티켓을 자동으로 예매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암표를 대량으로 되판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총 5254회에 걸쳐 1만881장의 프로야구 티켓을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판매, 약 5억7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본인과 가족, 지인 명의로 여러 계정을 만들어 서울과 경기 지역 PC방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선점했다. 이후 온라인 거래 사이트를 통해 정가 4만원짜리 1루 커플석을 40만원에 파는 등 최고 15배 가격으로 되팔았다. 지난 3월 22일에는 하루 동안 128장을 판매해 1527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일반 예매보다 하루 먼저 진행되는 구단 유료 멤버십 선예매에 가입하고, 대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좌석 선택으로 넘어가는 ‘직링(다이렉트 링크)’을 활용해 매크로 예매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온라인 암표 단속 과정에서 A씨의 불법 행위를 포착하고 잠복수사 끝에 지난 7월 25일 경기 여주시의 한 PC방에서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당시 A씨는 컴퓨터 3대를 동시에 켜놓고 티켓을 예매 중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며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한 A씨에게 매크로를 판매한 20대 남성 2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4만~12만원짜리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총 8600만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야구 암표 예매용 매크로를 개발·유포한 업자들을 검거했으며, 일부 구단의 선예매 제도가 암표 거래에 악용되는 사례도 확인했다”며 “건전한 관람 문화를 위해 매크로 유통과 암표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