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회의서 심의 본격 돌입
노동계 "낙수효과 거꾸로 돼"
경영계 "G7보다 많이 받아"
한경협 자영업자 여론조사
59.2% "지금도 고용 못할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노사 간 '샅바싸움'이 본격화됐다. 노동계가 시급 1만2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인상안을 내놓자 경영계는 현행 수준인 1만320원으로 동결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초 제시안을 공개했다. 근로자 위원들은 전년 대비 16.3% 인상한 1만2000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 위원들은 1만320원을 제시하며 현행 수준 유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양측은 손팻말을 들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노동자 위원들은 '코스피 1만보다 최저임금 1만2000원'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올려라 최저임금' 등 문구를 내걸었다. 반면 사용자 위원들은 '100만 폐업 시대 지불 능력 고려' '최저임금 인상률 10년간 79.7%' 등을 강조했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제시하면서 인상에는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일부 사용자 위원 사이에서는 삭감 의견까지 나오는 등 강경한 기류도 감지됐다.
사용자 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로 국제적으로도 적정 수준의 상한으로 보는 60%를 이미 넘어섰다"며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세후 최저임금이 17.9% 높다"고 밝혔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노동생산성 이상으로 올라가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초단기 근로, 쪼개기 고용이 늘어 기형적 고용 구조를 심화시킨다"며 "최저임금 상승은 인건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또다시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높아지고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을 반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 측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노동시장 양극화가 초래한 생계비 위기의 시대"라며 "대기업의 초과 이윤은 위로만 쏠리고 사회적 위험과 비용은 노동시장 하부 구조로 빠르게 흘러넘치는 '거꾸로 된 낙수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언론에서 코스피 1만 시대를 예고하며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지만,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체감 못 할 먼 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자영업자 중 과반이 지난해보다 올해 경영 상황이 나빠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면 자영업자에게 타격이 집중되는 구조 탓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7.0%가 작년에 비해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동결'을 택한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 미만' 20.6%, '인하' 13.0%, '3~6% 미만' 12.6% 등 순이었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56.6%)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제조업(44.4%), 교육·서비스업(44.1%)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자영업자의 59.2%는 지금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을 '0~3% 미만 인상 시' 12.2%, '3~6% 미만 인상 시' 11.6%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최예빈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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