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철강 반제품) 입출고 스케줄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 회사 A사는 야드(Yard·적재 공간)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슬라브 적재·크레인 스케줄 최적화를 꾀했지만 진척이 더뎠다. 지시 사항이 400개 이상인 데다 수작업이 85.3%에 이를 정도로 자동화율이 저조했다. 이때 구세주로 나선 곳이 LG CNS다. 크레인 작업 순서를 자동화하는 수학적 최적화 엔진으로 크레인 이동 거리를 8만9149m에서 7만8023m로 12% 줄였다.
최적화 시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영역이다. 미국에선 구글 등 매그니피센트7(M7)에 구로비라는 기업이 솔루션을 제공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전담 조직을 둔 곳은 LG CNS뿐이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해답이 수학적 최적화”라는 지론을 임직원과 수시로 공유할 정도다.
◇“1%의 고정비라도 아낀다”
수학적 최적화는 수학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 눈에 보이지 않는 1%의 고정비와 운영비를 절감하는 개념이다. 기업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학적 모형(방정식)으로 표현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솔루션을 수치로 제시하기 때문에 개선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LG CNS가 이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는 불경기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는 점에서다.
제조 기업 B사는 복잡한 운송 계획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사람이 엑셀로 계획을 짜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했다. 배차 계획이 꼬이면서 재고 보관량 증가로 비용이 상승했지만 운송사 계약, 거리 등 복잡한 배차 조건 때문에 비용 절감은 엄두도 못 냈다.
LG CNS는 차량별 동일 화물 운송을 위한 화물 재정렬을 적용했고, 운송비와 연계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할인이 가능한 편도 운송을 수학적으로 조합했다. 그 결과 배차 수립 시간은 4~6시간에서 1~10분으로 단축되고, 재고 수준 안정화는 1.6%에서 69%로 개선됐다. 총운송비도 2.2% 절감됐다.
◇불황에 최적화된 IT 솔루션
LG CNS는 2014년부터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국내 최적화 컨설팅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실적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손무성 LG CNS 최적화컨설팅담당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영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해답을 수학에서 구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적 최적화는 모든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다. 제조·생산·물류 영역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고, 통신·공공·금융·마케팅 영역에서도 도입 사례가 느는 추세다.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망 설계, 스마트시티의 충전소 위치 결정, 금융 지점 현금 보유량 결정, 줄기세포 배양 등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수학적 최적화가 시스템통합(SI)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 CN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수학적 최적화의 AI를 결합한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조·통신·조선·유통물류·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 고객을 초청해 ‘제1회 AX 최적화 포럼’을 개최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