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송승기는 9일까지 7승3패 평균자책점(ERA) 2.30을 기록해 시즌 10승을 눈앞에 뒀다. ERA 부문에서도 국내 투수 1위에 올라 투수 후보군 중에선 가장 눈부신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타자 후보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KT 안현민과의 경쟁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뉴시스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두 ‘중고 신인’이 신인왕 경쟁을 이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는 개막 전부터 신인왕 후보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았다.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한화 이글스 정우주, 삼성 라이온즈 배찬승 등 높은 잠재성을 지닌 1년차 고졸 신인의 등장으로 불꽃 틔는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즌이 중반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신인왕 경쟁 주도권은 당초 예상과 달리 전혀 다른 후보군에게 넘어갔다. ‘경력직’ 신인인 중고 신인들이 꾸준한 맹활약을 앞세워 순식간에 경쟁 선두권에 올랐다. 대표 주자는 LG 트윈스 좌완 송승기(23)와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22)이다.
LG 송승기. 사진제공|LG 트윈스
2022년에 1군에 데뷔한 송승기는 2023년까지 2년간의 누적 이닝이 9.1이닝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5년 이내 누적 이닝 기록이 30이닝을 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추게 된다.
올해 LG 5선발로 시즌을 출발한 송승기는 팀 ‘에이스’ 타이틀이 붙을 정도의 눈부신 기록을 남겼다. 9일까지 12경기(70.1이닝)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ERA) 2.30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뒀다.
송승기는 ERA 부문에서 국내 투수 1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투수를 포함해도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2.20), 2위는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2.28)이다.
KT 안현민. 스포츠동아DB
안현민은 2024년에 1군에 데뷔한 뒤 그해 29타석만을 소화했다. 누적 타석이 60타석을 넘지 않기 때문에 안현민 역시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췄다. 프로 2년차인 올해에 잠재성을 터트리며 KBO리그 새 우타 거포의 탄생을 알렸다.
안현민은 9일까지 36경기에서 타율 0.328, 10홈런, 35타점, 25득점 장타율 0.656 등의 기록을 남겼다. 5월에만 9개의 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발휘, KT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6월 7경기에서 타율 0.348를 기록한 안현민은 파워와 함께 정확도 면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8일 송승기와 안현민의 신인왕 경쟁 구도를 묻는 질문에 “안현민의 강점 중 하나는 콘택트”라고 말했다.
KT 안현민. 사진제공|KT 위즈
염 감독은 “안현민은 파워가 있어도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콘택트가 된다. 힘이 있는 타자가 콘택트까지 되면 홈런 숫자가 훨씬 많아진다”고 전했다.
두 신인왕 후보의 남은 과제는 역시 꾸준함이다. 리그 초반부를 잘 버텨 넘긴 둘이지만, 2025시즌은 아직도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 장기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 받은 성적이 신인왕의 향방을 가를 최종 지표가 될 전망이다. 다승과 ERA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송승기, 타율과 홈런 부문에서 잠재성을 터트리고 있는 안현민. 두 선수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은 여전히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2024 KBO 신인왕 두산 김택연. 스포츠동아DB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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