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조 치매머니' 지킬 유언대용신탁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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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치매에 걸린 환자가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금융자산인 이른바 치매머니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유언대용신탁 등 종합재산신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유언대용신탁 특화 브랜드인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운영해온 하나은행의 노하우가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업권에서 치매머니 관리와 금융사 사업모델을 연결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유연대용신탁 고유 브래드인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론칭한 후 15년간 상속 설계·집행 노하우를 쌓아왔다. 실제 고객의 다양한 상속·증여·유산정리 사례를 경험하며 손님의 니즈를 파악해온 결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견제도와 신탁을 연계해 가족 재산분쟁을 줄인 사례도 있었다. 70대 후반의 최 모 씨는 중증 치매를 진단받고 판단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법원이 장녀를 후견인으로 선임했지만 가족 1명이 반대했고 장녀는 부동산 매각 대금을 하나은행 신탁을 통해 관리키로 했다. 신탁 계약에 친족 후견인의 자의적 재산 처분을 차단하는 내용을 넣고 이를 통해 장녀가 후견인이 되는 걸 반대했던 가족과의 오해·분쟁 가능성을 줄인 ‘법원 허가형 성년후년지원신탁’ 실제 사례다.

치매 발병 전에는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재산 운용·관리 방식을 정하고 발병 후에는 후견제도·신탁을 결합한 성년후견지원신탁이 가능하다. 치매머니를 방치하면 가족 간 분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리가 필요하다. 신탁은 자신의 재산을 이전할 때 다양한 조건을 넣고 조건을 만족할 때에만 재산이 넘어가도록 할 수 있다. 효도 계약서 없이도 자녀가 부모에게 일정 수준의 부양의무를 해야 상속·증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효도 설계, 자녀의 근로의욕 저하 방지를 위한 자녀보호 설계 등이다. 자녀에게 자산을 넘기는 동시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상속 플랫폼으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탁은 단순히 사후를 준비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 순간부터 자산을 안전하게 설계하고 보호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법적 수단이다”며 “하나 리빙트러스트는 모든 세대를 위한 자산보호의 동반자로서 신탁 본질에 충실한 해답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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