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하는 투구였다. 김녹원(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를 9-6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NC는 12승 18패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경기는 김녹원의 1군 데뷔전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고비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패기있는 투구를 펼치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시작부터 좋았다. 1회말 황성빈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고승민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빅터 레이예스, 나승엽을 각각 3루수 파울 플라이, 1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2회말에는 윤동희(우익수 플라이), 전준우(좌익수 플라이), 유강남(우익수 플라이)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말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손호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이어 이호준의 좌중월 안타와 황성빈의 볼넷으로 1사 1, 2루에 몰렸지만, 고승민(2루수 땅볼), 레이예스(좌익수 플라이)를 차례로 막아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4회말 나승엽의 중전 안타와 윤동희의 볼넷, 전준우의 중전 안타로 무사 만루와 마주했다. 이후 유강남에게도 볼넷을 범하며 밀어내기로 첫 실점을 떠안았다. 그러자 NC는 김시훈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시훈이 승계 주자 모두에게 홈을 내주며 김녹원의 총 자책점은 4점이 됐다.
최종 성적은 3이닝 4피안타 3사사구 4실점. 총 투구 수는 68구였으며, 패스트볼(26구), 슬라이더(23구), 체인지업(12구), 커브(7구)를 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측정됐다.
무등중, 광주제일고 출신 김녹원은 2022년 2차 3라운드 전체 30번으로 NC에 지명된 우완투수다. 퓨처스(2군)리그 통산 36경기(120.2이닝)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4.03을 작성했으며, 올해 나선 6경기(25이닝)에서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6.12를 마크했다. 군 복무도 2023~2024년 현역으로 마쳤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녹원은 1일 정식선수로 전환됨과 동시에 1군에 등록됐다. 당시 NC 퓨처스 팀은“(김녹원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모범적인 자세로 시즌을 준비해 왔으며, Camp 2(NC 스프링캠프) 기간 구속과 투구 밸런스 향상에 집중한 결과 구속과 구위가 개선됐다”면서 “군 입대 전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발전했고,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와 좌·우 코너워크를 효과적으로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력 구종인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슬라이더와 커브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직구는 평균 144km 최고 149km로 입대 전보다 3~4km 상승했다. 타자와의 수싸움, 몸 쪽 승부, 카운트 선점 능력이 뛰어나며, 볼넷 비율이 낮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녹원은 당초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우천 취소되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대신 이날 롯데전을 통해 1군 데뷔전을 가졌고, 고비를 넘지는 못했지만, 씩씩하게 공을 뿌리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NC에 유망한 선발 자원 한 명이 생겼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