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국정조사·특검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권리 구제 촉구
시위 닷새째 강경 보수층 늘며
부정선거 외치는 목소리 커져
일부 '선거 소청' 팻말 들기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비롯한 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공동시국선언을 발표한다.
9일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은 전국 16개 총학생회가 10일 오후 6시 각 대학 캠퍼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국선언과 피켓 시위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공동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경희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이들은 "국민이 행사해야 할 가장 기본적 권리인 참정권이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며 "다른 대학의 총학생회들도 연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행동은 1987년 6월 10일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진행된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1987년 대학생과 시민들은 거리에서 1인 1표의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며 "어렵게 얻어낸 참정권이 39년이 지난 오늘날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됐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동시국선언에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실효적 구제 대책 마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조 개혁 △청년과 대학생을 포함한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설치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인 이연우 씨(22)는 "청년들의 문제 제기가 정치적으로 왜곡되거나 당파적으로 해석되는 모습을 보며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여러 대학이 연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공동시국선언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도 국가의 미래와 민주주의를 위해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은 서울 소재 사립대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단체다. 앞서 건국대·고려대·서강대·연세대·한국외대는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총학생회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청년층은 다른 세대보다 정의와 진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강한 세대"라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민주주의의 근본인 참정권이 침해당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닷새째로 접어든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평일이 이어지며 집회 참가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수만 명대에 이르렀던 운집 인파는 8일 1000여 명대로 줄어든 데 이어 이날 경찰 비공식 추산 200명대로 축소됐다. 참가자 대다수가 학교와 직장 등으로 복귀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위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줄어들고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가해 온 강경 보수층 참가자들이 늘면서 현장에서 외치는 구호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 성조기 게양이나 '부정선거'와 같은 구호 등 보수 집회의 상징을 자제하려던 지난 주말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에선 'Stop the steal(표 도둑질을 멈추라)' 등 부정선거 주장 단체가 즐겨 쓰는 구호와 피켓이 주를 이뤘다. 주말 동안 '재선거'로 통일됐던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뀌었다.
일부 인원은 이날 오전 핸드볼경기장 정문 격인 1-3 입구 앞에서 '선거소청' 팻말을 들고 다른 참가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선거에 참여한 후보자의 선거 무효 소청이 재선거에 이르게 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의 선거 무효와 이에 따른 재선거를 하려면 상급 선관위에 소청하고, 선관위가 이에 불복할 시 법원에 소송할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선거 일부무효 소청 의사를 밝히면서 이를 위한 증거로 각종 선거 사무용품의 보전을 서울동부지법에 신청한 상태다. 동부지법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핸드볼경기장에 있는 투표함 역시 증거로 남게 된다.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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