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록 전설 “사랑-친절이 가장 ‘펑크’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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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킹 헤즈’ 데이비드 번, 첫 내한공연 연주자-댄서와 온몸으로 무대 누벼 데뷔 후 첫 내한한 가수 데이비드 번. 프라이빗커브 제공 “사랑과 친절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펑크’한 일입니다.”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 가수 데이비드 번(74)은 뮤지컬 ‘헤드윅’ 원작자인 존 캐머런 미첼의 말을 인용했다. 기성 사회에 대한 반항을 뿌리로 한 ‘펑크’와 사랑·친절이란 다정한 단어는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갈등과 분열이 일상이 된 시대에는 오히려 타인을 이해하고 아끼는 일이 가장 급진적인 저항일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번은 미국의 전설적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의 리더 출신 싱어송라이터. 솔로 음악가뿐 아니라 영화와 뮤지컬, 미술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 온 그는 지난해 9월 발매한 정규 앨범 ‘후 이즈 더 스카이?(Who Is the Sky?)’ 월드투어를 계기로 데뷔 약 4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날 무대엔 번을 비롯한 10여 명의 연주자와 댄서가 비슷한 주황색 슈트를 맞춰 입고 등장했다. 고정된 드럼이나 스탠드 마이크, 복잡한 케이블 대신 무선 악기를 몸에 멘 이들은 연주자와 댄서의 경계를 허무는 듯 자유롭게 무대를 누볐다. 약 1시간 45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번은 토킹 헤즈 시절과 솔로 활동을 아우르는 21곡을 들려줬다. 토킹 헤즈의 ‘헤븐(Heaven)’으로 문을 연 뒤 ‘에브리보디 래프스(Everybody Laughs)’ 등이 이어졌다. 노래와 연주, 안무에 영상까지 긴밀하게 맞물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공연의 열기는 토킹 헤즈 대표곡이 몰린 후반부에 최고조에 이르렀다. ‘사이코 킬러(Psycho Killer)’의 익숙한 전주가 울리자 객석 곳곳에서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앙코르의 마지막은 토킹 헤즈의 히트곡 ‘버닝 다운 더 하우스(Burning Down the House)’. 붉은 이미지 영상이 무대를 가득 채운 가운데 번과 연주자들은 마지막까지 강렬한 연주와 춤을 쏟아냈다. 일흔이 넘은 백발의 음악가는 데뷔 반세기를 앞둔 지금도 여전히 왕성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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