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전월 대비 17.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 발행이 11배 가까이 급증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회사채 시장이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드는 7월이지만 대규모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7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이 발행한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금액은 전월 대비 17.9% 증가한 28조2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접금융이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직접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방법을 말한다.
특히 주식 발행 규모는 4조8135억원(18건)으로 전달(3923억원, 11건) 대비 4조4212억원 커지며 1127% 늘었다. 대형 IPO와 대규모 유상증자가 주식발행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IPO는 10건이 이뤄지며 6299억원을 조달했다. 전달보다 444% 증가한 수치다. 대한조선이 4000억원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유상증자는 8건, 4조1836억원으로 전달 대비 3조9070억원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9188억원을, 포스코퓨처엠이 1조1070억원을 조달했다. 대기업의 대규모 조달이 주식 발행 급증을 이끈 셈이다.
회사채 발행은 전통적인 여름철 비수기 영향으로 감소했다. 7월은 반기보고서 제출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통상적으로 발행이 줄어드는 시기다. 7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3조4349억원으로 전달보다 1269억원 줄었다.
특히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9780억원으로 전달 대비 13.1% 감소했다. 신규 투자나 운영자금 마련보다는 부채를 갚기 위한 차환 발행이 대부분이었다.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57.2%에서 93%로 뛰었고 운영자금 목적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33.5%에서 7%로 감소했다. 전체 회사채 잔액은 725조5888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744억원 늘었다.
금융채 발행은 오히려 늘었다. 7월 금융채는 261건, 19조3619억원으로 집계돼 전달보다 11.5% 증가했다. 금융지주회사가 1조5000억원을 발행하며 전월 대비 20% 늘었다. 은행채는 6조7472억원으로 2013억원 증가했고, 기타 금융채도 11조1147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424억원 증가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