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 청년 손님?”…요즘 2030 쑥뜸방으로 퇴근한다 [트렌디깅]

2 hours ago 1

쑥뜸 검색량이 반년 새 3배 폭증했으며, 쑥뜸방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이 2030 청년층으로 채워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쑥뜸 검색량이 반년 새 3배 폭증했으며, 쑥뜸방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이 2030 청년층으로 채워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쑥뜸과 효소 찜질이 2030 세대의 새로운 힐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자극적인 놀이나 유흥 대신 은은한 쑥 향기에 몸을 맡기며 휴식을 취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관련 인증샷이나 체험 영상이 숏폼 콘텐츠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전통 요법이 하나의 ‘힙한 힐링’으로 자리 잡았다.

● 데이터가 증명한 ‘쑥뜸 역주행’…검색량 6개월 새 3배 폭증

청년들이 옛것에 매료되는 현상은 수치로도 명확히 증명된다. 네이버 검색어 통계 지표에 따르면, ‘쑥뜸’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7월 약 7000건에서 올해 2월 3만 건으로 6개월 만에 3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2030 세대의 검색 증가율은 ‘쑥뜸’(3.75배)과 ‘효소 찜질’(3.15배) 모두 50대 이상 장년층의 증가 폭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단순히 노년층이 이용하던 시설에 젊은 층이 호기심으로 유입되는 수준을 넘어, 세대 간 건강 관리 방식의 주도권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커피 대신 쑥뜸”…일상이 된 청년들의 ‘회복 루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 현장에서는 정기적으로 쑥뜸방을 찾는 젊은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지연 씨(29)는 주 2회 퇴근길에 쑥뜸방을 찾는다. 김 씨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고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퇴근 후 쑥뜸을 하지 않으면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는 느낌”이라며 “예전엔 카페에서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지금은 조용한 방에서 온전히 내 몸에 집중하는 시간이 훨씬 소중하다”고 말했다.

건강상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며 쑥뜸 예찬론자가 된 경우도 많다. 이연수 씨(32)는 “만성 피로와 심한 수족냉증 때문에 고생했는데 쑥뜸을 일상화한 뒤로 몸이 몰라보게 따뜻해지고 가벼워진 느낌을 받는다”며 “조상들의 지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 번아웃 시대의 생존법, 치유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청년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전통 요법에 열광하는 배경으로 치유 소비를 꼽는다. 이는 고물가와 경쟁 사회 속에서 번아웃을 겪는 청년들이 단순히 잠만 자는 수동적 휴식을 거부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고 고치는 능동적 치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불안과 부담에 시달리면서 건강을 도모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박한 일상에서 나를 돌보는 법을 재발견한 2030 세대에게 쑥뜸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심리적 안식처가 됐다. 자극적인 디지털 환경을 벗어나 아날로그적인 회복을 선택한 이들의 ‘치유 소비’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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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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