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보내온 ‘채권발작’ 청구서 … 누가, 무엇으로 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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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의 모습. [뉴스1] <플러스 포인트>▶유가 상승과 미국 부채, AI데이터센터발 투자 경쟁으로 글로벌 장기금리가 2007년 이래 최고치로 뛰었다▶5%대 장기 국채 금리는 모든 자산의 할인율을 높이고 주식 적정가치를 낮추는 ‘속도 제한선’이 된다▶가계 신용 2000조 돌파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8월 18일 미국에서 두 개의 숫자가 나왔다.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날 미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직전 1조달러가 늘어나는 데는 다섯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두 숫자는 무관하지 않다. 빚이 늘수록 돈을 빌려주는 쪽은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채권은 값이 떨어질수록 금리가 오른다. 바로 다음 날 미 재무부는 국채 바이백(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채무자가 자기 채권시장을 달래러 나선 셈이다. 시장에서는 방만한 재정에 국채 매도로 경고하는 ‘채권 자경단’이라는 오래된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프랑스·독일의 장기금리는 10여 년 만의 고점으로 올라섰고, 세계에서 가장 싼 돈을 공급해온 일본의 장기금리도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특정 중앙은행의 정책 실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세계의 돈값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이 변화는 이미 서울의 대출금리 고지서에도 도착해 있다. [김형규 디자이너] 유가가 끌어올린 장기채 금리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지만 30년물 금리는 시장이 정한다. 장기금리에는 앞으로의 물가와 성장, 정부가 빚을 갚을 능력, 오랫동안 돈을 묶어두는 불확실성이 함께 반영된다. 이 가운데 돈을 오래 빌려주는 데 요구하는 추가 이자를 기간 프리미엄(돈을 오래 빌려주는 데 대한 추가 이자)이라고 한다. 1년짜리 예금도 이자를 넉넉히 주는데 30년을 묶으라면 더 큰 보상을 원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이번 장기금리 상승의 불씨는 에너지이고, 뿌리는 재정적자이며, AI 투자는 자본 경쟁을 키우는 가속기다. 먼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길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랐다.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6%에서 2.9%로 다시 높아졌다. 근원 물가가 다소 진정돼도 전기·가스 요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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