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카스트로프가 10일(한국시간) 테네시주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패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박용우는 10일(한국시간) 테네시주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카스트로프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에서 뛰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의 파격적인 로테이션 속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독일계 한국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박용우(알아인)의 플레이는 무난했다.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 선제 실점했으나 후반 20분 주장 손흥민(LAFC)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10분 뒤 오현규(헹크)의 역전골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다.
앞선 7일 미국전에선 2-0으로 이긴 한국은 이로써 미국 원정으로 소화한 9월 A매치를 1승1무로 마무리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미국전 선발 명단 중 9명을 바꿨다. 스리백 수비라인을 책임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한범(미트윌란)만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물론 중원에도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카스트로프와 박용우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카스트로프는 미국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A매치 데뷔전을 소화한 반면, 박용우는 이번이 9월 첫 출전이었다. 다만 둘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많이 달랐다. 카스트로프에게는 느낌표, 박용우에겐 물음표가 달린 상태였다.
그럴만도 했다. 대표팀의 사상 첫 혼혈 선수라는 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해 아버지의 조국인 독일 연령별대표팀을 거쳤음에도 축구 국적을 대한축구협회로 옮기며 ‘홍명보호’에 승선한 스토리까지 카스트로프는 존재만으로도 화젯거리였다.
반면 박용우는 최근 팬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꾸준히 대표팀에 뽑힌 그이지만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에서 치명적 실책으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대표팀은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 후 박용우가 뛸 때마다 의구심을 드러낸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카스트로프-박용우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미국 원정에 앞서 “대표팀에 없는 ‘파이터 유형’의 선수”라던 홍 감독의 기대대로 카스트로프는 멕시코전도 충분히 선전했다. 전반 9분부터 번뜩였다. 중원에서 상대의 볼을 가로채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 덕분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에 이은 배준호(스토크시티)의 마무리 슛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전반전만 뛰고 김진규(전북 현대)와 교체된 카스트로프는 45분 동안 패스성공률 88%, 리커버리 5회, 태클 1회, 볼 경합 3회를 기록해 충분한 가능성을 남겼다. 대표팀이 멕시코의 거센 압박에 적잖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박용우도 ‘안정’이라는 제 역할을 잘해줬다. 미국 원정은 그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빠졌음에도 대표팀의 포지션 경쟁이 심했다.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 박진섭(전북)에 더해 카스트로프까지 합류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태였다. 부담감이 적지 않았음에도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전에 손발을 맞춘 김진규와의 호흡도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백패스와 횡패스에 비해 볼을 전방으로 뿌려주는 빈도가 적었다는 아쉬움은 짙게 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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