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5개 중 4개 기업, 기후 대응으로 돈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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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이슈

BCG Climate Survey 2025 발췌

BCG Climate Survey 2025 발췌

전 세계 대기업들이 기후 대응 활동을 통해 눈에 띄는 재무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CO2 AI가 발표한 ‘제5차 연례 기후 설문조사(Climate Survey Report)’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활동(탈탄소화)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26개국, 16개 산업에 속한 경영진 19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기업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40%를 배출하고 있으며, 응답자 대부분은 자사에서 배출량 측정·감축 활동을 총괄하는 책임자들이다.

배출량 전면 측정 기업 7%

겉보기에는 기업의 기후 행동이 주춤한 것처럼 보인다. 탄소배출량을 직접 배출(스코프 1), 에너지 사용 배출(스코프 2), 협력사·운송 등 간접 배출(스코프 3)까지 전 범위로 측정하는 기업은 7%에 불과했다. 이는 2024년 9%, 2023년 10%보다 낮아진 수치다. 세 가지 전 범위를 모두 포함해 감축 목표를 세운 기업도 13%에 그쳤고, 기후 관련 위험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도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투자 모멘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향후 5년간 기업들은 자본지출(CAPEX)의 16%를 기후 완화·적응·회복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업당 평균 6900만달러(95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후베르투스 마이네케 BCG 글로벌 기후·지속가능성 리더는 “응답 기업의 70%가 지속가능성 관련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다”며 “기후 행동이 멈춘 것이 아니라 꾸준히 속도를 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6% 기업, 탈탄소로 3050억 원 이상 수익

조사에 따르면 82%의 기업이 탈탄소화를 통해 수익을 냈고 이 중 6%는 연 매출의 10%를 초과하는 가치를 창출했다.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 기준으로는 기업당 평균 2억2100만 달러(3050억 원)에 이른다. BCG에 따르면,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서비스를 개발해 지속가능 제품 매출을 늘리거나 자원 절약과 효율화로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

판매량을 늘려 매출을 성장시키는 전략이 전체 가치 창출의 23%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이어 운영비 절감(22%), 설비투자 절감 및 재배분(21%), 가격 인상을 통한 매출 성장(20%), 탄소세 회피(14%)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또 기후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위험(폭풍·홍수·해수면 상승 등)과 전환 위험(탄소 규제 강화, 시장 수요 변화 등)을 동시에 평가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경우 2030년까지 예상되는 잠재 재무 손실이 평균 7억 9000만 달러(1조900억 원)에 달했다. 절반 가까운 기업은 기후 리스크 대비 활동으로 10% 이상의 투자수익률(ROI)을 올리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다이애나 디미트로바 BCG X 전무는 “이번 조사는 기업들이 위험 관리와 설득력 있는 수익 근거가 있을 때 기후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투자와 실행이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활용하면 지속가능성 가치 ↑

기업들은 기후 행동의 자금 조달과 실행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전체 기업의 3분의 1은 내부 탄소가격제(탄소 배출에 내부 가격을 매겨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기후 전환 계획을 채택한 기업은 61%로 전년보다 5%포인트 늘었다. 대부분 이사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았다.

BCG는 배출량·위험을 포괄적으로 측정하고, 탄소가격제·리스크 모델링으로 영향력을 수치화하며, 전환·적응 계획을 세우고, 디지털 솔루션을 복수로 활용하는 기업일수록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릴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샬롯 드고 CO2 AI CEO는 “AI(인공지능)와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동종 기업보다 10% 이상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여러 첨단 솔루션을 함께 쓰는 기업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확률이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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