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지하에 잠든 유물이 마침내 깨어난다, '14년 숙원사업' 야구박물관 드디어 공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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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 총재가 16일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서 열린 한국야구 명예의전당(야구박물관)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허구연 KBO 총재가 16일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서 열린 한국야구 명예의전당(야구박물관)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지하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야구 사료들이 드디어 빛을 볼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오후 2시 부산 기장군 일광읍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 인근 부지에서는 '한국 야구 명예의 전당(야구박물관)'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허구연 KBO 총재와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정종복 기장군수 등이 참석했다.

명예의 전당과 함께 건립되는 야구박물관은 KBO와 야구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11년 9월 사업 공모를 실시, 이듬해 부산 기장군에서 유치를 신청한 후 2014년 실사협약을 체결했다. 그 사이 2012년에는 KBO 지하 1층에 수장고 역할을 할 아카이브 센터도 만들어졌다.

KBO와 KBSA는 야구박물관 자료수집위원회를 구성해 자료를 수집했다. 당시 KBO 사무총장으로 실무책임자였던 양해영 KBSA 회장은 "지난 100년간의 야구 역사를 찾아내기 위해 전국의 중·고등학교, 언론사, 야구인을 찾아다니며 발굴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야구인들이 자신의 소중한 자료들을 기꺼이 기증했다.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선수 시절 받은 트로피 등 180점을 내놓았고, 올해 4월에도 정대현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 감독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KBO에 기증했다. KBO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야구박물관 기증자들에게 허구연 총재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대현 삼성 퓨처스 감독(왼쪽)이 허구연 KBO 총재에게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정대현 삼성 퓨처스 감독(왼쪽)이 허구연 KBO 총재에게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지난 2019년 서울에서 열린 미리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 풍경. /사진=양정웅 기자지난 2019년 서울에서 열린 미리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 풍경. /사진=양정웅 기자

하지만 야구박물관 건립은 쉽지 않았다. 국비 투입 무산, 부산시의 관련 예산 삭감, 운영 방식 문제 등이 연이어 닥치면서 계획 수립 이후 10년 넘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2019년 서울 종로에서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가 열리는 등 유물들이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오랜 시간 수장고에 갇혀있어야 했다.

그러다 2023년 KBO와 부산시, 기장군이 야구 박물관 건립 변경실시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다시 출발하게 됐다. 각종 심사를 통과한 후 올해 4월 부산시 지방재정투자사업심사까지 합격하면서 마침내 착공식이 진행되게 됐다. 명예의 전당과 박물관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착공식 후 취재진과 만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1년 시작한 후 중단되기도 했다"며 "(2022년) 총재 취임 후 중점적으로 다뤄야겠다고 한 게 바로 명예의 전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문제로 넘어갈 뻔했는데, 50억 원을 조기 집행해 착공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 총재는 "(기증자들에게) 고맙다. 본인 소장품을 많이 내놓으신 분도 있다.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야구명예의전당 조감도. /사진=KBO 제공한국야구명예의전당 조감도. /사진=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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