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투어 최고령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최경주가 SK텔레콤 오픈 2025 개막을 하루 앞두고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한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올해는 지난해보다 드라이버가 10야드 이상 더 나가는 것 같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허리도 치료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준비를 잘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5)가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경주는 SK텔레콤 오픈 2025(총상금 13억 원·우승상금 2억6000만 원)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엔 허리회전이 잘 안 돼 코스에서 많이 힘들었다”며 “오늘 연습라운드 때 보니 작년보다 평균 10야드씩 더 나가더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6번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오늘은 피칭웨지로 쳤다. 지난 1년 동안 구질 변화도 주면서 조금씩 샷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 덕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2003년, 2005년, 2008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최경주는 지난해 영화 같은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끝에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라운드에서 합계 3언더파 281타로 박상현(42)과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자신의 54번째 생일날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1차 연장에서 물에 빠진 것 같았던 두 번째 샷이 개울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의 잔디에 떨어진 뒤 파를 잡은 ‘아일랜드 샷’은 지난해 KPGA 투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가 2연패에 성공하면 지난해 세웠던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쓰고, 대회 5번째 우승과 함께 개인 3번째 KPGA 투어 타이틀 방어 및 투어 통산 18승을 달성하게 된다.
현재 시니어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는 그는 “올해는 (투어 챔피언스) 경기 일정이 없어 일찍 한국에 들어와 휴식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여유를 가졌다”며 “지난해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말 운 좋게 우승까지 했는데 올해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르지만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했으니 열심히 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1차 연장 때 ‘아일랜드 샷’을 했던 곳에서 캐디와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경주(오른쪽). 사진제공 | KPGA
‘아일랜드 샷’에 대한 추억도 떠올렸다. “월요일에 ‘재능 나눔 행복 라운드’를 하면서 슬쩍 가봤다. 다시 생각해도 어떻게 공이 그 곳에 멈췄는지 모르겠더라. 스윙을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공간이었다. 등골이 오싹했다”며 “올해는 그곳에서 안 칠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PGA 투어 챔피언스에 대한 내용도 곁들였다. “올해 상금랭킹 5위를 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데 현재 9위”라며 “PGA 투어 챔피언스 선수들도 워낙 퍼트도 잘하고 거리도 많이 나간다.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나 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15일 오후 1시8분 1번 홀에서 지난해 연장 승부에서 맞붙었던 박상현, 직전 대회인 KPGA 클래식 우승자인 배용준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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