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구장에 이민자 단속 차량이?…당국 “잠시 주차장에”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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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공격적인 이민자 단속 방식에 반발해 격렬한 시위가 일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의 갈등이 이번엔 야구장으로 번졌다. 19일(현지 시간) 복면을 쓴 ICE 추정 요원들이 LA다저스 경기장에 나타나면서다.

이날 LA다저스는 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ICE 요원들이 다저 스타디움에 와서 주차장 출입 허가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경기장 입장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다저 스타디움 정문인 A 게이트 밖에 표식 없는 일련의 차량 행렬이 나타나 “처리해야 할 구금자가 있다”며 주차장 출입을 요구했다. LA다저스 구단은 이들의 경기장 출입을 거부했고, 연방 요원들은 E 게이트로 이동했다. 이즈음 소셜미디어에는 다저 스타디움 게이트 앞에 서 있는 흰색 밴과 복면을 쓴 연방 요원들의 모습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에 시위대가 경기장에 나타났고 구단 측은 LA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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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와 대치하던 연방 요원들이 LA경찰에 의해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 출처: X

LA경찰은 시위대와 연방 요원들 모두에게 퇴장을 요청했다. 이후 정오 즈음 LA경찰 차량들이 연방 요원들의 차량들을 호위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논란이 불거지자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세관국경보호국(CBP) 차량들이 ‘아주 잠깐’ 경기장 주차장에 있었고 어떤 작전이나 단속과도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ICE는 LA다저스 구단 측의 X 게시물에 대해 “거짓”이라며 “우리는 결코 거기 가지 않았다”고 트윗했다. CBP와 ICE는 모두 국토안보부 소관으로, CBP는 국경 위주 단속을, ICE는 불법 이민자 단속을 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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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ICE 요원들이 나타났다”는 LA다저스의 트윗에 “거짓”이라고 밝힌 ICE 게시물. 출처:X

당초 LA다저스는 이날 이민자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오전에 벌어진 소동으로 이를 연기했다. LA다저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론 로젠은 지역 신문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ICE 단속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LA다저스 선수인 키케 에르난데스는 지난 주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려 구단 관계자 중 최초로 LA 지역에서의 이민자 단속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진 않았지만 이 도시는 날 마치 자기들처럼 받아 들여줬다”며 “우리나라와 우리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나에게 친절과 사랑만을 보여준 이곳은 내 두 번째 고향”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민자도시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우리 공동체가 침해당하고, 비난받고, 학대당하고, 갈기갈기 찢기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모든 사람은 존중과 존엄, 그리고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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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이민자 권리 지지 의사를 밝힌 LA다저스 선수 키케 에르난데스. 출처: 인스타그램

이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홍보 담당 이사인 다이애나 크로프츠 펠라요는 “이것은 연방 정부가 두려움을 조장하고 근면한 가족들을 해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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