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내전의 승자는 젠지 e스포츠였다. 젠지는 10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MSI 승자조 최종전에서 T1을 3 대 2로 꺾었다. 승리한 젠지는 13일 열리는 결승전에 먼저 올랐다. MSI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의 약자로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국제 대회다. 5개 지역에서 10개 팀이 참가해 상반기 최고의 팀을 가린다. 결승에 오른 젠지는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대결은 양 팀의 명성에 걸맞게 팽팽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1세트를 젠지가 가져갔지만 2세트 T1이 반격에 성공하며 균형추를 맞췄다. 3세트도 경기 시간 20분까지 킬이 나오지 않는 ‘살얼음판’ 같은 양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경기 시간 20분 30초 젠지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흐름을 바꿨다. T1의 블루 정글 지역에서 T1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을 잡아내며 첫 킬을 만들어냈다.
유리한 상황을 만든 젠지가 경기 시간 24분경 미드 지역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T1을 상대로 3킬을 추가로 쓸어 담었다. 이후 대형 오브젝트인 용을 3마리까지 확보하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 T1이 바드의 궁극기 등을 활용해 아타칸을 사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젠지가 이 과정에서 상대 빅토르를 잡아내며 내셔 남작(바론)을 확보했다. 그 사이 T1이 기습적으로 용을 확보하려 했지만 젠지가 이를 이용해 역으로 상대 선수 3명을 잡아내며 4용을 확보했다. 젠지가 크게 벌린 성장 차이와 대형 오브젝트 격차를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며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는 T1이 다시 게임을 원점으로 돌렸다. T1은 초반 설계 과정에서 역으로 젠지에게 킬을 내주며 안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교전을 통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경기 시간 30분경 젠지에게 바론을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지만 40분경 벌어진 용 한타에서 특유의 교전력으로 상대 선수들을 잡아내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올린 T1이 이후 연이어 교전에서 승리하며 45분간 이어진 혈전 끝에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해당 세트는 이번 MSI 최장 경기 기록을 세웠다.
양 팀의 운명이 결정된 5세트에선 젠지가 기가 막힌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리신, 드레이븐, 파이크 등 스노우볼 조합을 택한 T1이 경기 시간 20분까지 골드 격차를 벌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기회를 엿보며 웅크리던 젠지가 미드 라인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교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를 통해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의 징크스가 급성장했다. 결국 급해진 T1이 먼저 교전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젠지가 이를 완벽하게 받아치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편 11일 패자조 최종전은 중국리그 LPL 내전으로 치러진다. 애니원즈 레전드(AL)와 빌리빌리 게이밍(BLG)이 맞붙는다. 양 팀 대결의 승자가 12일 T1과 최종 결승 진출전을 치른다. T1이 부활에 성공해 다시 한번 결승에서 젠지와 리벤지 매치에 나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