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한달]
여권내 鄭 법무장관 후보자 역할론
“野와 협의, 국민 눈높이로 檢개혁”… 여당내 강경파와 거리두기 시사
국정 전반 무게중심 역할 맡을듯… “李가 얼마나 재량권 줄지가 관건”
이재명 정부의 초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권 내에선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미스터 쓴소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정의 무게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도·합리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 후보자가 ‘검찰 개혁’을 포함한 각종 개혁 과제에서 거대 여당의 독주 이미지를 깨뜨리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는 것이 정부의 초기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38년 지기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후보자는 누구보다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정치적 기로에 섰을 때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심기가 불편해진 이 대통령이 때때로 전화를 받지 않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의 핵심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직언을 아끼지 않는 정 후보자를 가장 중요한 자리에 배치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게 재량권을 얼마나 부여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소통 중시 온건 성향 鄭, 개혁 전면에
여권 등에 따르면 당초 정 후보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많다”며 법무부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 후보자의 경우 항상 친명 좌장 타이틀이 따라붙는 만큼 개혁 전면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적임자로 정 후보자를 낙점했고,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정 후보자도 결국 이 대통령의 뜻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은 리더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 대통령의 평소 철학도 정 후보자의 지명에 영향을 미쳤다.민주당 내부에서도 “온건 성향의 정 후보자가 ‘매끄러운 중재자’로 개혁을 완수해 낼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정 후보자가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평소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해 온 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또 법조인 출신인 정 후보자가 ‘비(非)법조인’ 장관보다는 검찰 조직 장악이 수월할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진보 정권에서 개혁적인 인사들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오히려 검찰에 되치기당한 측면도 있다”며 “가장 까다로운 과제인 ‘검찰 개혁’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면 향후 국정 운영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권 내부에서 ‘검찰청 폐지’와 같은 선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소신대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명 핵심 관계자는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면서도 매일 쓴소리를 하는 분”이라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헌신할 정 후보자의 스타일을 이 대통령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鄭 “국민이 바라는 건 안정감, 야당과 협의할 것”정 후보자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피해가 없게 해야 한다”며 “국회, 야당과 잘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명 이후 이 대통령과 만나 검찰개혁의 큰 흐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안정감”이라며 “그간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줬던 검찰 체계에 변화를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춘 검찰 개혁이나 사법 체계 변화를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강경 일변도로 법 개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에 집중된 권한의 재배분은 어느 정도 국민 공감대가 있다”며 “특히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말했던 여러 검찰 관련 공약들이 있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여야 협의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여야 협의에 앞서 검찰 내부와 법조계와도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검찰 내부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극소수의 정치 편향적인 검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검사들이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내부 반발을 의식한 듯 “검찰 조직의 해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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