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선점하더니…공개매수 늘어나자 '강자' NH證 웃었다

3 days ago 8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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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시장에서 선두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재명 정부 들어 의무공개매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이 추진되며 공개매수 시장이 더 커지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9곳 중 6곳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택했다. 그 결과, 총 10건 중 7건이 NH투자증권에 돌아갔다.

한솔피엔에스(PNS)는 올해 공개매수를 두 번 진행했는데 모두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케이씨텍, 텔코웨어, 드림어스컴퍼니, 신성통상의 공개매수도 NH투자증권이 진행했다. 그 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IBK투자증권이 각각 1건씩 맡았다.

대규모 딜을 수행하며 신뢰를 쌓은 것이 비결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주관했다. 당시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는 컨소시엄(텐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을 구성해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했다. 상장 폐지를 위해서다. 공개매수 규모는 약 2조원을 웃돌았다. 당시 기준 국내 최대 수준이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공개매수에 성공해 지분율을 96.1%까지 끌어올렸고, 상장폐지 하는 데 성공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이트레이딩시스템(MTS)에 공개매수 청약 시스템을 갖춘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9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을 도입했다. 과거 공개매수에 응하려면 투자자들은 지점에 반드시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온라인 청약 서비스 개시 후 불편함이 줄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작년 상반기, KB증권은 같은 해 8월에 해당 시스템을 오픈했다.

MTS 선점하더니…공개매수 늘어나자 '강자' NH證 웃었다

올해 NH투자증권이 진행한 공개매수의 수수료는 건당 2억원 수준이다. 다만 인수금융과 상장폐지 등 패키지 딜로 확장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더 높은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지난해 NH투자증권은 MBK와 영풍이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주관하며 이들에 1조5785억원을 빌려줬다. 이율은 연 5.7%였다.

연간 기준 공개매수는 2022년 5건에서 2023년 19건으로 수직 상승했고, 작년엔 26건을 기록했다. 올해 공개매수 신고 건수는 10건이다. 업계에선 공개매수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주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기 전 상장폐지에 나설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텔코웨어는 상장 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텔코웨어는 자사주 비율이 44.1%에 달한다.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면 경영권 유지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최대주주의 지분율 급감에 따른 경영권 불안을 우려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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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공개매수 제도 도입도 공개매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의무 공개매수 제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당시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무 공개매수 제도는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특정 기업 주식을 사들일 때 일반주주들의 주식도 공정한 가격에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매수하는 제도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 강제되면 자사주 비중이 높고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은 경영권 분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우려한 기업들은 선제적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상법이 개정돼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도입되면 공개매수 시 주가를 낮추는 행위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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