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파크 점검·보수 1년 걸려" 통보하더니, 이젠 "다이노스 컴백홈" 압박... 구단은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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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NC파크 전경. /사진=양정웅 기자

창원NC파크 재개장에 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기관은 지지 않으려는 걸까. 뒤늦게 부랴부랴 재개장을 예고하고, NC 다이노스 구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창원시의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NC 다이노스에 홈구장(창원NC파크)으로 조속한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손태화 시의회 의장은 "환호가 사라지고, 거리의 활기가 줄어든 지금, 우리는 야구가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였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의회는 NC파크의 안전성 확보와 조속한 재개장에 적극 노력하겠다"며 "홈구장 단어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 달라. 이곳이 NC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의원 일동 명의로 'NC 다이노스에 드리는 글'을 통해 '다이노스 컴백홈'이라는 7행시로 메시지를 전했다. 의회는 "이제 구단의 결단이 필요하다. 안타까운 사고 발생 이후 홈경기 일시 중단과 타 지역 임시 구장 운영이라는 상황에 지역 팬과 시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시의회가 14일 NC의 창원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창원시의회 제공

지역 단체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빠르면 창원시체육회 산하 63개 종목 회원 단체는 13일 "NC 다이노스가 울산 문수야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는 소식은 100만 창원시민과 야구팬들에게 큰 실망과 아쉬움을 안겨줬다"며 "재개장을 위한 모든 정비를 마친다고 발표가 된 상황에서 더 이상 재개장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창원시 마산미래발전위원회와 소상공인연합회도 12일 "NC가 홈구장인 창원NC파크를 떠나 울산으로 잠시 둥지를 옮긴다는 소식에 조속한 재개장만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조속한 복귀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을 대응을 보면 NC 구단에 책임을 넘기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일어난 구조물(알루미늄 루버) 추락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면서 이후 경기장 문은 닫힌 상태다. 원정 생활을 이어가던 NC는 16일 키움전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사고 직후 정밀안전진단도 NC 구단에서 선제적으로 했고, 창원시에서는 결과를 통보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후 창원시와 시설공단도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며 면밀한 점검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밀안전진단이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창원시는 NC가 울산행을 발표하기 전 구단에 "점검과 보수에 1년이 걸릴 예정"이라며 사실상 사용이 어려움을 통보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창원시설공단의 긴급안전점검이 미흡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홈페이지 갈무리

비난 여론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관련규정에 따르면 5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입인력을 증가시키면 더 이른 시일 내 진단을 완료할 수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는 재개장 결정 등에 관한 법적 권한이 없다"며 창원시와 공단, NC 구단의 협의 하에 재개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창원시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8일 이후 NC 다이노스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에서 협의하면 경기가 치러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NC 구단은 "창원시가 발표한 일정은 확정된 것이 아닌 정비 완료 목표 시점이다. 구단은 실제 구장 점검 등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NC는 "창원시의 정비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로 인해 팬 여러분께 혼란과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임시 홈경기를 지원해주신 울산시에 대한 도리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창원시의회와 지역단체 등이 NC 구단을 상대로 압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울산시와 문수야구장 사용 협약을 맺은 NC 입장에서는 말을 덧붙이지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창원NC파크 외벽의 알루미늄 루버가 모두 탈거된 모습.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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