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의 샤일레시 제주리카르 최고경영자(CEO)가 "마케팅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선언했다. 일상적 광고 제작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면서 AI 활용이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다.
제주리카르 CEO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연례 마케팅 컨퍼런스 '어도비 서밋' 중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루 수백개 콘텐츠, AI 없이 감당 못해
제주리카르 CEO는 "과거 광고 매니저 시절엔 1년에 광고를 한두 개 만들었지만, 지금은 매일 수백 개의 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며 "AI 없이는 이런 방대한 규모의 콘텐츠 관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고·마케팅 업무 방식의 변화를 음악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가 '록 밴드'였다면 지금은 '재즈 음악가와 오케스트라를 합친 것'과 같다"며 "소수가 창의성을 발휘하던 시대에서, 다양한 창의성을 대규모로 조율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일수록 AI 도입이 시급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제주리카르 CEO는 "대기업은 소규모 회사와 달리 매우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한다"며 "이미지 사용권, 계약 등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대량의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AI가 필수"라고 했다.
AI 활용 범위가 마케팅을 넘어 제조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야간조 생산라인 일부를 무인 운영한 사례를 소개하며 "제조 부문에서도 AI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도비, 에이전트 AI 승부수
어도비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AI 에이전트 기반 마케팅 도구를 대거 공개했다. 간판 신제품은 안줄 밤브리 수석부사장이 소개한 '어도비 CX(고객 경험) 엔터프라이즈 코워커'다. 시장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광고 시나리오를 자동 작성하고, 인간의 승인만 거치면 즉시 집행되는 도구다.
밤브리 부사장은 이 도구를 "마케팅팀의 쿼터백"으로 비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인간이 소프트웨어를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AI가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고 인간은 전략 정의와 감독만 맡는 시대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생성 AI'에서 '에이전트 AI'로의 전환이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밤브리 부사장은 "'어디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AI가 우리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로 질문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어도비는 챗GPT 등 AI 챗봇이 특정 브랜드를 우선 추천하도록 최적화하는 '어도비 LLM(대형언어모델) 옵티마이저', 실시간으로 웹사이트를 자동 생성하는 '생성 웹사이트' 도구 등도 함께 공개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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