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아이폰 대신 갤럭시 쓴다"…삼성의 '대담한 도발' [테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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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앤 해서웨이와 메릴 스트립(왼쪽)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감독 데이빗 프랭클) 레드카펫 행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배우 앤 해서웨이와 메릴 스트립(왼쪽)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감독 데이빗 프랭클) 레드카펫 행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20년 만에 돌아오는 할리우드 속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와 손잡고 갤럭시S26 울트라의 인공지능(AI) 기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대규모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갤럭시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악마는 아이폰 대신 갤럭시 쓴다"

영화 속 신규 캐릭터 진(헬렌 제이 셴)이 악명 높은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의 갑작스러운 요구를 갤럭시 S26 울트라의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해결하는 장면. / 사진=삼성 유튜브 캡처

영화 속 신규 캐릭터 진(헬렌 제이 셴)이 악명 높은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의 갑작스러운 요구를 갤럭시 S26 울트라의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해결하는 장면. / 사진=삼성 유튜브 캡처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디즈니 산하 20세기 스튜디오와의 글로벌 협업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영화 속 신규 캐릭터 진(헬렌 제이 셴)이 악명 높은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의 갑작스러운 요구를 갤럭시S26 울트라의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해결하는 장면이 담겼다. 화면 위에 원을 그리면 곧바로 검색이 이뤄지는 이 기능은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갤럭시 AI의 대표 기능이다.

오프라인 마케팅도 병행했다. 삼성전자는 영화의 공식 글로벌 프리미어 행사인 레드카펫 현장에서 갤럭시S26 울트라로 셀럽 의상과 현장을 촬영하는 '런웨이 캠'을 처음 운영했다. '팀 갤럭시' 멤버인 인플루언서 헤일리 칼릴은 갤럭시 AI로 패션 정보를 검색하고 프리미어 준비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바이럴 마케팅에 나섰다.

키나 그리그스비 삼성전자 미국법인 MX사업부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협업은 혁신적인 기술이 고객의 삶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서클 투 서치 기능이 영화 속 긴박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듯, 일상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 협업 계보 보니

삼성전자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와 협업해 갤럭시 제품을 극중에 노출했고 틱톡 필터 캠페인도 진행했다. 2022년에는 갤럭시S22와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를 연결해 야간 촬영 기능인 '나이토그래피'를 알렸다. 갤럭시S23 출시 당시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협업해 갤럭시 카메라로 촬영한 단편영화 'Behold'를 공개하기도 했다.

갤럭시 AI를 전면에 내세운 뒤부터는 협업 방식도 한층 정교해졌다. 2024년 1월 갤럭시S24 공개를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외벽에 마블 '닥터 스트레인지'를 등장시켜 서클 투 서치를 예고했다. 지난해 3월에는 워너브러더스·레전더리 픽처스의 마인크래프트 무비와 25개국 공동 마케팅을 펼쳤다. 올해 하반기에는 갤럭시Z 플립7과 '마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티저 예고편 협업도 예정돼 있다.

명품 옆 갤럭시…프리미엄 이미지 키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와 협업한 삼성전자 갤럭시S26. / 사진=삼성 유튜브 캡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와 협업한 삼성전자 갤럭시S26. / 사진=삼성 유튜브 캡처

이번 협업에서 눈길을 끄는 건 지식재산권(IP) 선택의 결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마인크래프트가 Z세대 게이머를, 마블이 슈퍼히어로 팬덤을 겨냥했다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패션·럭셔리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운다. '보그(Vogue)'를 모델로 한 세계 최고의 패션지 편집장이 등장하는 이 영화의 배경 자체가 명품과 고급 취향의 상징이다. 갤럭시가 그 세계관 안에서 '일 잘하는 도구'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갤럭시S26 울트라는 삼성의 최상위 플래그십으로, 아이폰 프로 시리즈와 정면 대결을 벌이는 제품군이다. 하드웨어 성능만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기술보다 감성과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앞세우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텃밭' 미국 공략…점유율 추격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사진=연합뉴스

삼성이 가장 공들이는 시장 중 하나가 미국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0%로 1위, 삼성전자가 24%로 2위였다. 삼성으로선 애플의 본진인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는 접점을 꾸준히 넓혀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갤럭시S26 시리즈의 현지 판매량이 출시 첫 3주간 기준 전작 대비 29% 급증한 점은 고무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조사기관별로 순위가 엇갈릴 만큼 경쟁이 팽팽하다. 올해 1분기 기준 IDC는 삼성전자가 21.7%로 애플(21.1%)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집계했다. 옴디아 역시 삼성 22%, 애플 20%로 삼성 우위를 점쳤다. 반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 21%, 삼성 20%로 집계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 지연과 보급형 라인업 부진이 삼성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펙과 성능 중심의 메시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세련된 이미지와 전문성을 함께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의 격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보다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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