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중 관세 전쟁이 해소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이후 중국 테크주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기술주 관련 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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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중국 기술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일제히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중국의 휴머노이드로봇 관련주만 담은 ‘KODEX 차이나 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출시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각각 ‘TIGER 차이나테크TOP10’, ‘PLUS 차이나AI테크 TOP10’을 내놨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를 상장했다.
운용업계가 일제히 중국 기술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의 기술주 대비 상승 여력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미국 ‘예외주의’가 사라지면서 중국 대표 기술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튀어 올랐다.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비야디는 올해 29.60% 상승했고, 샤오미와 알리바바, 텐센트는 각각 41%, 54%, 21% 올랐다. 이들은 중국 대표 기술주로 ‘테리픽10(Terrific10)’에 속해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국 빅테크 산업들이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M7)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중장기 로드맵인 15차 5개년 계획(2026년~2030년)에서 AI, 반도체, 클라우드, 산업용 소프트웨어 등을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명시한 바 있다.
이번에 출시된 중국 빅테크 관련 ETF는 기존 중국판 ‘나스닥’ 항셍테크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는 다르게 유망한 중국 기술주에 집중했다. 중국 본토 증시,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 기술주만을 담았다. 삼성자산운용은 휴머노이드에 집중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항셍테크 지수에 없는 글로벌 전기차 1위 비야디(BYD) 등을 포함했다.
중국 증시가 여전히 경기 하방 압력에 발목 잡히고 있지만, 중국 빅테크만 빚어낸 이번 ETF는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다. 특히 중국의 AI 연구는 2010년대부터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최근 논문과 특허수 등에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제쳤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오픈 AI와 AMD,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핵심 경영진들은 중국이 미국 AI 기술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샘 올트먼 오픈 AI CEO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이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중국보다 얼마나 앞서 있는지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 격차가 크진 않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는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증권가에서도 AI와 로봇 등 산업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무거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테크 기업들의 가치는 미국의 유사 업체 대비 저렴한 수준”이라며 “중국의 정치적인 리스크와 기업의 투명성 등 고려해야 할 리스크 요인도 존재하지만, 중국 주요기업들의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점과 AI 기술의 적용 속도가 빠르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