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장 “무장 점령 당하는 도시 보는 듯, 정치적 쇼” 비판
험비 17대·전술 차량 4대·주 방위군 90명 등 투입 ‘군사 작전’
개섬 주지사 “불법 단속 아닌 주의 (주민) 구조를 파괴하려는 것”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술 장비를 착용한 수십 명의 연방 요원과 약 90명의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이 이날 이민자가 많은 LA 맥아더 공원에서 순찰을 돌았다.
공원은 거의 텅 빈 상태였으며 이들은 약 한 시간 가량 배치됐다. 불법 이민 등으로 체포자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과 12대 이상의 군용 차량이 맥아더 공원에서 이민국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됐다고 말햤다.캐런 배스 LA 시장은 “오늘 공원에서 본 것은 포위 공격을 받고 무장 점령을 당하는 도시처럼 보였다”며 “정치적 스턴트쇼”라고 말했다.
배스 시장은 공원에서 데이 캠프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군인들을 보게 하지 않으려고 재빨리 안으로 안내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살 남자 아이가 자신에게 “이민단속국(ICE)가 무서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작전’은 멕시코, 중미 및 기타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의 공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스페인어와 기타 언어로 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곳으로 지역 관리들은 이 곳을 ‘서부 해안의 엘리스 아일랜드’라고 부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배스 시장과 대화를 나눈 사람들 중에는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일하던 의료지원 활동가도 있었는데 군인들이 자신들에게 총을 겨누며 공원에서 나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은 “세상은 공원에서 말을 탄 부대의 모습을 봐야 하느냐. 무엇을 찾으려고 하나. 이곳은 아이들이 노는 곳”이라고 말했다.
맥아더 공원이 포함된 지역구의 시의회 의원인 유니세스 에르난데스는 “이 행정부가 최근 이곳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그곳에 누가 살고 있고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LA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2km 맥아더 공원에서 진행된 이번 작전에는 험비 17대, 전술 차량 4대, 구급차 2대, 그리고 무장 군인들이 투입되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 이후 수천 명의 방위군과 현역 해병대원을 LA 시내에 배치한 데 따른 조치다.맥아더 공원 작전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국토안보부는 이메일을 통해 해당 기관이 진행 중인 집행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6월 이후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000명이 넘는 캘리포니아주 방위군과 수백 명의 미 해병대가 로스앤젤레스에 배치됐다.
지난주 군은 이들 중 약 200명을 산불 진화를 위해 부대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섬 주지사는 공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놀라운 광경”이라고 불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량 추방 계획에 대해 “위험한 범죄자들을 추적하려는 게 아니라 주의 (주민) 구조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A 포함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지지가 강한 곳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이번 작전이 군사 작전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경비대의 규모와 참여 범위로 볼 때 대중에게는 군사 작전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작전이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끝나기 전 “이번 건은 우리가 평소에 참여하던 것보다 더 공개적이고 규모가 클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군인들의 주된 역할은 적대적인 군중이 모일 경우 이민국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체포와 같은 법 집행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필요한 경우 시민을 법 집행 기관에 인계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구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공무원들은 연방 정부가 두려움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의장 마퀴스 해리스-도슨은 “오늘 아침은 마치 틱톡 영상을 위한 무대 같았다”며 “국경 순찰대가 LA에서 촬영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촬영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전국일용노동자조직네트워크의 법률 책임자인 크리스 뉴먼은 “이것은 실제 법집행 활동이라기보다는 리얼리티 TV쇼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뉴먼은 연방 요원들이 LA 홈디포 주차장과 다른 곳에서 체포 활동을 벌인 이후 공원과 도심 근처의 이민자 거주 지역에 가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 베시 볼테는 머리 위를 지나가는 군용 헬리콥터를 보고 공원에 왔다며 “연방 정부의 무력 시위처럼 보이는 광경을 목격하고 속이 메스꺼웠다”고 말했다.
그는 “공포다. LA의 심장과 영혼을 앗아가는 것 같다”며 “너무 화가 나고, 겁에 질리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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