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통화정책 간결성 되찾고, 대중과 명확한 소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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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
시카고 전 연준 총재, ‘연준의 정책체계 검토 시사점’
“강력한 리더십과 독립적 의사결정 능력 제고해야”
“팬데믹 이후 고물가·관세 정책 등 대중과 소통해야”

  • 등록 2025-06-02 오전 11:42:13

    수정 2025-06-02 오전 11:42:13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전략을 간결하고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연준 의장 및 정책위원회의 강력한 리더십과 독립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과 최근 보호무역주의 및 관세 확대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제언도 따랐다.

찰스 에반스 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일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 1세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찰스 에반스 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일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 1세션에서 ‘통화정책의 핵심 책무: 연준의 2025년 정책체계 검토에 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정교한 통화정책 체계도 중요하나 정책 성공은 궁극적으로 정책 당국의 강력한 리더십에 크게 좌우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 체계는 2012년부터 명시적 2% 인플레이션 목표와 이중책무(dual mandate)라는 비교적 간결한 구조로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FAIT), 고용 부족분(shortfall·통화정책이 주로 고용이 최대 수준에 미달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 중심 접근, 실효하한(ELB) 위험 명시 등 다양한 목표 추가로 복잡성이 심화했다는 평가다.

이에 최근 연준에서는 간결한 통화정책 체계의 복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FOMC 회의록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명 FOMC 위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 성명서’를 통한 간소화 방향을 시사한 바 있다. 주요 개편방향은 △FAIT 축소 △고용목표를 양방향 편차(deviations·실업률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 모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전통적 접근법)로 복원 △ELB 지침 간소화 △안정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유지의 중요성 지속 등이 제시됐다.

에반스 전 총재도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이제는 ‘적을수록 낫다(Less is more)’ 원칙에 따라 간결성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라면서 “과거 벤 버냉키 전 의장 등이 제안한 세부적 경제전망 공개 확대보다는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1차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통화공급량을 중시하는 모델이 있었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와 실물경제가 더 중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간결한 통화정책 체계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서는 연준 의장 및 정책위원회의 강력한 리더십과 독립적인 의사결정 능력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정교한 인플레이션 예측과 명확한 대중 소통 등에 연준이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화정책 본연의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목표 설정은 신중해야 하며, 대중의 잘못된 인식 해소를 위한 명확하고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봤다. 에반스 전 총재는 “팬데믹 이후 급등한 물가 수준이 향후 대중과의 소통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되찾더라도 이미 높아진 물가수준 자체가 대중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에반스 전 총재는 “인플레이션 안정은 노동시장에도 긍정적이지만, 단기적 희생을 요구받는 국민 입장에선 이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한 리더십과 대중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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