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빚투로 난리, 금융위기 때도 이랬다”…신용거래 1년새 54%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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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빚투로 난리, 금융위기 때도 이랬다”…신용거래 1년새 54% 폭증

신용거래 증가율 40% 넘으면 과열
차입자금 반도체주에 집중 가능성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시스]

미국 증시 강세에 베팅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빚투’가 1년 새 5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이 같은 신용거래 급증이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약세장 직전에 나타났던 만큼 향후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 집계 기준 지난 5월 투자자들의 신용거래(마진거래) 잔액은 1조4155억7000만달러(약 2116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7% 증가했다.

마진거래는 투자자가 보유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등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확대되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거나 보유 주식이 강제 청산될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잔액보다 증가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투자운용사 루트홀드그룹의 스콧 옵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가파른 신용거래 증가세는 투자자들의 과도한 낙관론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루트홀드그룹 분석에 따르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신용거래 증가세는 2000년 닷컴버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1년 증시 고점 당시에도 나타났다. 이후에는 각각 닷컴버블 붕괴와 금융위기, 2022년 약세장이 이어졌다.

옵살 CIO는 신용거래 증가율이 40%를 넘어설 경우 이후 12개월 동안 S&P500지수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증가율은 약 54%로 이를 크게 웃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밖에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밖에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과거 신용거래 증가율을 10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현재와 같은 최상위 10% 구간에서는 이후 12개월간 S&P500지수가 평균 0.5% 하락했다. 다만 2021년 고점 이후에는 S&P500이 2022년 한 해 동안 19.4% 급락하는 등 조정 폭은 사례마다 차이가 있었고, 신용거래 증가가 매번 폭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시장에서는 차입 자금이 최근 급등한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집중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시장전략가는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 매수세를 더욱 키우는 역할을 한다”며 “늘어난 차입 자금이 AI 인프라 투자 기대감으로 급등한 반도체주 등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거래와 옵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거래가 특정 종목군에 동시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투기적 심리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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