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에 성장세 제한되자
인터넷銀, 자산운용 부문 확대 나서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규 먹거리 확보를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을 통해 확보한 수신 자금을 적극 운용해 투자 수익을 얻거나, 고객에게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며 수수료이익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자산운용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운용자산의 관리·결제·평가 등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초 재무실 산하에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자산운용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증권·연기금·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외부 출신의 투자·운용 분야 전문가를 배치했는데, 구성원은 1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본부에서는 △채권 △수익증권 △단기자금 △MMF 등 자산 배분 전략을 담당하며 투자금융자산 수익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에 2분기 말 기준으로 투자금융자산 잔액은 25조원을 넘겼고, 자산규모 확대에 따라 수익도 증가해 상반기 투자금융자산 손익은 3458억 원에 달했다.
토스뱅크도 은행이 운용하는 금융자산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투자 및 대차거래를 겸영 업무로 신고했다. 기존에는 국공채형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했다면 일반 펀드로도 범위를 확장해 수익률 높은 펀드 투자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비이자이익 수익이 크진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39억원이다.
인터넷은행들이 비이자이익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데는 은행들의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에 제동이 걸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모임통장 등 다양한 저원가성 예금 상품을 통해 수신 자금을 확보했지만, 가계대출 규제로 이를 전부 대출로 소화하기 어려워졌다.
또 개인사업자 대출을 적극 취급하고 있지만 건전성 문제로 취급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부실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대면 영업 제한으로 기업대출도 불가능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3.33%로 시중은행들보다 훨씬 높고, 카카오뱅크 역시 2분기 말 기준 0.65%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해 투자수익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보유한 자금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향후 비이자이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어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이외에도 고객 대상 금융투자 상품 판매 확대를 통한 수수료이익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초 펀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45개 상품을 판매 중이며 누적 계좌 26만 좌, 잔고 1700억 원을 돌파한 바 있다.
토스뱅크도 금융투자상품의 비대면 판매를 통한 수수료이익 확보를 위해 금융투자업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지난 달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의결을 받고 본회의 승인을 남겨뒀다. 본인가를 받으면 인수업을 제외한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업무를 할 수 있고, 공모펀드 상품은 물론 다양한 자산운용 상품을 직접 취급할 수 있다.
이외에도 토스뱅크는 지난 4월 열린 간담회에서 ‘액티브 시니어’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자산관리(WM)와 함께 헬스케어, 라이프케어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 모두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