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버틴 中의 승리"…'수출 재개' 준비하면서도 경계심 여전한 기업들 [클릭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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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3 16:06 수정2025.05.13 16:06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한 섬유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을 90일간 멈추기로 하면서 멈췄던 공장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한 섬유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을 90일간 멈추기로 하면서 멈췄던 공장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

“관세율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컸습니다. 공장 문을 열고 쉬고 있던 직원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에서 원단부터 봉제까지 의류 사업을 하는 기업가 천모씨는 13일 기자와 통화에서 “주변 수출 제조 업체들도 대미 수출 재개 움직임으로 바빠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난감을 제조하는 한 공장 관계자 역시 “미국 고객들에게 중단했던 제품을 다시 발송할 채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 세관의 공식 통지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창고에 재고로 쌓아놓은 제품이 많아 바로 수출 재개를 할 수 있다”고 이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각각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하자마자 미국 고객들로부터 끊겼던 연락이 다시 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모두 “상처뿐인 관세 전쟁이지만 단호하고 강하게 버틴 중국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관세 전쟁이 90일간 휴전 상태로 접어들면서 의류·장난감·공구 등 중국 중소·중견 제조 업체들이 발빠르게 수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고객사들이 이날 이른 새벽부터 중국 제조 업체들에 연락해 제품 수송을 요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중 30%의 관세율이 여전히 ‘비용 장벽’이긴 하지만 관세 전쟁 휴전 기간 동안 서둘러 미국 현지에 재고를 비축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신학기나 연말 연휴 시즌 등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제품 수요가 더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제조 업체들은 전날 이뤄진 관세 협상이 관세 전쟁의 완전한 종식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교역 금지 상태였던 혈전은 중단됐지만 언제든 미국과 관세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수출 재개와 함께 미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판로 다양화부터 추진하고 있다.

수출형 하청 생산 업체가 밀집한 수출 기지인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산모를 위한 제품과 아기용 장난감을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는 싱가오문화의 책임자인 장펑씨는 차이신에 “더는 예전처럼 미국에 대량으로 제품을 비축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 시장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수출 경로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상공회의소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운영 중인 중국 업체의 절반 가량이 오락가락한 미국의 관세 정책 탓에 미국에 대한 투자를 다른 곳으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관세 협상 후에도 재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SNS 계정 뉴탄친은 이번 관세 협상이 중국의 투쟁 때문에 도출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것은 아직 과정 중이고 이것은 그저 단계적 결과로, 일부 꼬리를 남겨놨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역시 평론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측이 일방적인 관세 인상이라는 잘못된 행위를 완전히 바로잡고 상호 협력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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