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이 무지치와 첫 협연

1 week ago 1

피아니스트 백건우, 실내악단 이 무지치와 첫 협연
12월 17일 서울, 이후 전주·대구·부산·천안·창원 전국 투어
구레츠키 피아노 협주곡 한국 초연

백건우 피아니스트 ©ROHSH

백건우 피아니스트 ©ROHSH

오는 12월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가 4년 만에 내한해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2021년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올랐던 이 무지치는 이번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처음으로 협연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백건우 & 이 무지치' 공연이 12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전주·대구·부산·천안·창원에서도 투어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공통점이 많다. 1956년 데뷔 이후 70여 년 가까이 활동해온 백건우와, 1951년 창단해 70년 넘게 이어져온 이 무지치는 모두 폭넓은 레퍼토리와 낯선 작품 발굴로 청중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왔다.

백건우는 11세에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국내 초연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메시앙, 리스트, 포레, 그라나도스 등 한국에서 드물게 연주되는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했다. 라벨 피아노 전곡,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전곡,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프로젝트는 한 작곡가의 세계를 깊이 탐구해온 그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어떤 작곡가를 시작하면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며 평생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해 왔다. 80세를 앞둔 지금도 모차르트 앨범을 발표하는 등 음악적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서 백건우는 폴란드 작곡가 구레츠키의 피아노 협주곡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로 잘 알려진 구레츠키의 드문 피아노 협주곡은 강렬한 리듬과 집약된 에너지가 특징이다.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무지치 (c)GÜLCAN ACAR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무지치 (c)GÜLCAN ACAR

함께 무대에 설 이 무지치는 창단 직후 토스카니니의 찬사를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당시 낯설었던 비발디 '사계'를 세계적 레퍼토리로 끌어올렸다. 알비노니, 코렐리, 제미니아니, 스카를라티 등 이탈리아 바로크 작곡가를 재발견했으며, 니노 로타, 엔니오 모리코네, 류이치 사카모토 등 현대 작곡가의 작품도 꾸준히 소개해 왔다. 100종이 넘는 음반은 그들의 폭넓은 음악 세계를 증명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미니아니 '라 폴리아', 모차르트 협주곡 K.414, 버르토크 '루마니아 민속 무곡', 쇼스타코비치 '다섯 개의 소품', 레스피기 '고풍적 춤곡과 아리아' 등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아우른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